세계보건기구(WHO)가 지구촌의 식품 공급망에서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기 위한 6가지 전략적 액션플랜을 의미하는 ‘REPLACE’를 지난 14일 공개했다.
‘REPLACE’는 WHO가 트랜스지방을 퇴출하는 것이 건강을 보호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보고 이날 공개한 것이다.
WHO는 트랜스지방을 매년 세계 각국에서 50만명 이상을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이와 관련,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은 마가린을 비롯한 경화 식물성 유지에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스낵류, 구운 식품 및 튀긴 식품 등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업체들은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트랜스지방을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이날 WHO는 건강에 친화적인 대안들이 맛이나 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WHO는 식품 공급망에서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퇴출시키기 위해 각국 정부에 ‘REPLACE’ 액션플랜을 이행해 줄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6가지 전략적 액션플랜을 의미하는 ‘REPLACE’를 이행할 경우 트랜스지방의 퇴출을 현실화하면서 지구촌 전체적으로는 심혈관계 질환들과의 싸움에서 값진 승리를 쟁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된 ‘REPLACE’란 면밀하게 검토하라(REview), 장려하다(Promote), 규제를 게정하라(Legislate), 평가하라(Assess), 창조하라(Create) 및 이행하라(Enforce)의 이니셜이다.
바꿔 말하면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의 출처를 면밀하게 검토해 정책변화의 필요성을 조망하고,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건강에 유익한 다른 지방 및 오일류로 대체하고,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퇴출하기 위한 규제방안을 만들고, 식품 유통망에서 트랜스지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소비실태에 변화를 유도하고, 트랜스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면서 만들어진 정책과 규정을 준수하라는 의미이다.
WHO는 일부 고소득 국가들이 포장식품에 함유될 수 있는 상한선을 법적으로 부과해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실질적으로 퇴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아울러 일부 국가의 정부가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의 주요한 출처로 알려진 반경화유(半硬化油)를 금지한 사례들을 짚고 넘어갔다.
한 예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규제한 첫 번째 국가인 덴마크의 경우 각종 식품의 트랜스지방 함량이 크게(dramatically) 감소하면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것이 WHO의 설명이다.
비정부 기구 RSL(Resolve to Save Lives)의 톰 프라이든 회장은 “덴마크의 뒤를 이어 10여년 전에 뉴욕시가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퇴출했다”고 강조한 뒤 “트랜스지방은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불필요한 독성 화학물질의 하나이므로 전 세계에서 누구도 이것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WHO는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의 사용에 대한 통제가 취약한 중?저소득 국가들의 경우에도 단호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시장을 3년 동안 역임했던 마이클 R. 블룸버그 WHO 비 감염성 질환 글로벌 홍보대사는 “뉴욕시에서 트랜스지방을 금지한 이래 식품의 맛이나 비용에 변화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심근경색 발생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트랜스지방을 금지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마치 담배를 규제하기 위해 포괄적으로 기울여진 노력이 지난 10여년 동안 크게 진전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트랜스지방과 관련해서도 단호한 조치가 취해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예방가능한 사망을 유발하는 으뜸가는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기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우리의 아이들이 식품을 섭취할 때 안전하지 못한 식재료에 노출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WHO는 각국 정부와 식품업계, 대학 및 시민사회 등과 혼연일체가 되어 산업용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을 퇴출하는 등 미래세대를 위해 식품 시스템이 보다 건강친화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