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물가상승에 미친 영향이 집밥보다 외식에 한결 덜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가 전년대비 7.6% 오른 반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집밥 물가는 13.1%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 외식에 소요되는 금액이 여전히 집밥에 비해 3.4배나 높은 액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치솟는 식료품비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식료품을 쇼핑할 때 저렴한 식품만 찾아 다니는 바긴 헌팅(bargain hunting)에 나서고 있는가 하면 집밥횟수를 크게 늘리고, 외식업소 방문횟수는 대폭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뉴욕주 포트워싱턴에 소재한 국제적 시장조사기관 NPD 그룹은 23일 공개한 ‘7월 판매현장 자료’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NPD 그룹은 올해 미국의 외식 및 집밥 시장이 전년대비 8% 정도 성장하면서 1조5,000억 달러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 중 집밥 부문은 전년대비 8.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외식 부문의 성장률 6%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내년에 전체 식품시장이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복합형(hybrid: 재택+오피스) 및 유연 근무 스케줄에 힘입어 최대 2,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전체 식료품비의 62.5%가 집밥과 관련해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식 지출액은 37.5%를 점유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소비자들이 바긴 헌팅에 나서고,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가성비 좋은 브랜드를 더 선호하기에 이르면서 일부 식품영역에서 자체 브랜드(PB) 식료품을 선택하는 추게가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식품의 경우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선(affordable luxuries)에서 때때로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

또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생활비를 상쇄하기 위해 집밥을 주로 선택함에 따라 7월 외식업소 방문건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령 외식을 하더라도 퀵-서비스 레스토랑과 같이 가성비 좋은 외식업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추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소득수준이 높은 가구의 경우 고급스런 식사를 더 선호하는 반면 저소득층은 가성비 높은 식사를 원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NPD 그룹의 크리슈나쿠마르 다비 포장소비재(CPG) 및 소매유통 부문 대표는 “7월의 인플레이션률이 8.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 외식을 할 때도 가성비를 따지기에 이른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판데믹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박이 수요변화를 촉발시켜 외식업소를 방문할 때도 가성비와 편의성을 중시하고, 집밥을 택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미국인들의 식생활 패턴’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한 NPD 그룹의 데이비드 포탈라틴 식품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식료품 가격인상의 영향 속에 외식은 여전히 집밥에 비해 높은 비용지출을 수반하고 있다”며 “2023년에 여행 부문은 ‘코로나19’ 판데믹 이전으로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외식업계의 회복세는 느리고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