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유(肝油)는 역한 맛이 나지만, 1960년대에 합성비타민이 도입되기 전까지 뉴질랜드에서는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널리 사용됐습니다.”

뉴질랜드 남성 최대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 소재한 캔터베리대학 사학과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클레르 르 쿠퇴르 연구원은 21일 이 대학 홈페이지에 대구 간유의 내력을 게재했다.

쿠퇴르 연구원에 따르면 대구 간유가 메스꺼운 맛을 내면서도 널리 섭취되어 왔던 이유가 20세기와 21세기에 들어서야 명확하게 규명됐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들이 어유(魚油)를 잘만 가공하면 오늘날에도 식품보조제로 매우 유용하다는 것.

그는 “대구 간유가 비타민A 및 D를 함유하고 있지만, 20세기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그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뉴질랜드 사람들은 대구 간유가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구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유도 모른 채 섭취했다는 것이다.

쿠퇴르 연구원은 “미량이 함유된 데다 공기나 햇빛에 노출되면 쉽사리 파괴되는 비타민A와 달리 비타민D는 추출과정에서도 너끈히 유지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대구 간유에 함유된 비타민D는 면역계를 강화시켜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뉴질랜드 식품업체들은 2차 대전이 한창이던 지난 1930년대 말과 1940년대 초에 걸쳐 생선 간유를 생산하는 데 열을 올렸지만, 당시에는 어유(魚油)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의 항염증 효과 또한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가공작업이 면밀하게 관리되고 진행되었던 덕분에 제조과정에서 산화되지 않았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수도 웰링턴에 건립된 한 공장에서 유아식용 비타민 대체제로 대구 간유의 공급이 이루어졌다. 당시 이 공장은 은대구, 붉은 대구, 남방대구 등을 간유를 추출하는 데 사용했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대구 간유는 효과적으로 시장에 공급됐지만, 그 후로도 오랫동안 뉴질랜드 사람들은 대구 간유가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었던 이유를 알지 못했다.

쿠퇴르 연구원은 “대구 간유의 강한 냄새와 맛을 없앤 OTC(over-the-counter) 제품들이 약국에 공급되기도 했고, 실제로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게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특히 뉴질랜드에서 대구 간유는 지난 19세기에 대량으로 수입되어 공식통계까지 별도로 집계되었을 정도로 특별취급 대상이었다고 쿠퇴르 연구원은 언급했다. 아울러 각종 의약품을 제조하는 데도 다량의 대구 간유가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쿠퇴르 연구원에 따르면 뉴질랜드 의사와 약사들은 다양한 질병에 대구 간유를 처방했고, 부모들은 자녀에게 강제로라도 대구 간유를 섭취토록 했다. 효과적인 첨단신약이 많지 않던 시절에 대구 간유는 결핵과 각종 소모성 질병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치료대안으로 애용됐다.

“전시(戰時)라서 대구 간유의 수입이 어려웠던 1940년대에 웰링턴 소재 어유공장에서 다량 제조가 이루어졌지요. 그 후 합성비타민제가 도입된 1960년대까지 대량으로 생산을 지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