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들이 정크푸드 섭취를 멀리해야 할 이유가 제시됐다.

즉, 임신기간 동안 정크푸드를 즐겨 섭취했을 경우 출산한 아기들의 식성도 ‘모전자전’의 양상을 띄게 될 것이라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된 것.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농업식품‧와인학부의 비벌리 S. 멀하우슬러 박사 연구팀은 ‘미국 실험생물학연합학회誌’(Federation of American Societies for Experimental Biology Journal) 3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모친의 정크푸드 섭취가 2세에게서 이유기 후 아편양 길항제 날록손 감수성 감소에 미친 영향’이다.

멀하우슬러 박사팀의 연구는 임산부가 정크푸드를 자주 섭취했을 경우 출산할 아기의 뇌내 화학적 메커니즘에 변화를 유도해 아편양 진통제들 뿐 아니라 지방 및 당분을 다량 함유한 식품을 섭취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에 대한 감수성을 떨어뜨리게 될 것임을 규명한 것이다.

그의 연구팀은 실험용 쥐들을 2개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한 뒤 이 중 한 그룹에는 임신기간 동안 정상적인 사료를 공급한 반면 다른 한 그룹에는 사람들이 먹는 정크푸드를 공급하는 방식의 동물실험을 진행했었다.

이유기(離乳期)가 경과한 후 연구팀은 새끼 실험용 쥐들에게 매일 아편양 수용체 차단제 계열의 약물을 투여해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도파민이 생성되지 못하도록 했다. 지방과 당분 섭취량을 감소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데 정크푸드를 공급받았던 1세가 출산한 새끼 실험용 쥐들의 경우 지방과 당분 섭취량을 낮추고자 투여했던 아편양 수용체 차단제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음이 눈에 띄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1세가 정크푸드를 공급받았던 2세들의 경우 이유기 단계에서 뇌내 복측 피개영역(VTA)에서 감마-아편양 수용체의 mRNA 발현량이 정상적인 사료를 공급받았던 그룹의 2세들에 비해 1.4배(수컷) 및 1.9배(암컷) 낮게 나타났다.

또 아편양 길항제 날록손(naloxone)을 투여한 정상사료 공급 그룹의 2세들은 이유기 이후의 1일 지방 섭취량이 날록손을 투여받지 않았던 2세들과 비교했을 때 수컷은 7.7±0.7g/kg 대 5.4±0.6g/kg, 암컷은 6.9±0.3g/kg 대 3.9±0.5g/kg으로 나타나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비해 정크푸드 공급 그룹의 2세들의 경우에는 이 수치가 수컷은 8.6±0.6g/kg 대 7.1±0.5g/kg, 암컷이 42.2±6.0g/kg 대 23.1±4.1g/kg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도 이 같은 양상은 동일하게 관찰됐다.

이것은 1세가 정상적인 사료를 공급받았던 그룹과 비교했을 때 아편양 제제들이 뇌내 신경전달경로를 통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감수성이 약화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2세들도 정크푸드 섭취를 즐기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