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젊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매일 한 움큼 안팎 분량의 호두(40g 또는 약 1.5온스)를 저녁식사 시간에 섭취토록 한 결과 전체적인 수면의 질이 개선된 데다 주간(晝間) 졸림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식품영양학과의 마리아 이즈키에르도-풀리도 박사 연구팀은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식품과 기능’誌(Food & Function) 온라인판에 지난 12일 게재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 보고서의 제목은 “호두를 매일 섭취토록 했을 때 나타난 뇨중 6-설파톡시멜라토닌 수치의 증가와 수면의 질 개선 가능성: 피험자 무작위 분류 교차시험”이다.

이즈키에르도-풀리도 박사 연구팀은 호두를 매일 섭취토록 했을 때 뇨중 생체지표인자의 일종이자 멜라토닌의 부산물인 6-설파톡시멜라토닌(6-SMT)의 수치와 수면의 질 매개변수(수면 잠복기, 입면 후 각성 등), 그리고 주간 졸림증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건강한 20~28세 연령대 젊은층 성인 총 76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저녁식사 시간에 매일 40g 분량의 호두 또는 견과류가 포함되지 않은 대조식품을 함께 섭취토록 하는 내용의 교차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4주 동안 피험자들이 호두를 섭취했을 때 핵심적인 생체지표인자의 하나이자 수면 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수치가 저녁시간에 채취한 소변샘플에서 괄목할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이와 함께 피험자들이 호두를 섭취한 기간 동안 잠에 빠져들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1.3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체적인 수면의 질 점수가 개선되었을 뿐 아니라 자율보고를 통해 파악한 주간 졸림증이 견과류를 섭취하지 않았던 기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반적인 수면의 질 점수가 개선된 가운데서도 24시간 생체주기와 관련한 변수들의 경우 두 그룹 사이에 괄목할 만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호두 섭취가 건강한 수면을 뒷받침하는 간편한 식품 기반 접근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즈키에르도-풀리도 박사는 “매일 호두를 섭취토록 했을 때 수면의 질이 객관적으로 개선된 데다 저녁시간 동안 멜라토닌 수치가 상승했음을 입증한 첫 번째 피험자 무작위 분류 대조시험 사례를 우리가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성인 3명당 1명 이상의 비율로 권고되는 수면의 양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실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다른 연령대 피험자 그룹이나 수면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속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에 무게를 싣게 하는 것이라고 이즈키에르도-풀리도 박사는 설명했다.

불충분한 수면은 전체적인 건강 관련 우려사안의 하나여서 만성질환에서부터 인지력 문제, 경제적인 영향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연구팀은 호두가 멜라토닌 전구체의 일종인 트립토판(84.6mg)과 식물성 멜라토닌(118ng), 마그네슘(45mg), 비타민B군(비타민B5 및 비타민B6 각 0.2mg) 등의 수면 관련 영양소들을 복합적으로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라는 장점을 상기시켰다.

이번 연구에서 이처럼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었던 것도 그 같은 호두의 장점에 기인한 성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두가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미치는 구체적인 작용기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즈키에르도-풀리도 박사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마리아 페르난다 제론-루게리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저녁식사 시간에 호두를 섭취토록 한 후 나타난 결과를 관찰했지만, 낮시간에 섭취하더라도 수면개선 유익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