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酒類)가 비 주류(非主流)로..

현재 유럽 각국의 음료시장이 한창 구조적인 리셋(reset)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신세대 소비자들이 구세대 소비자들에 비해 주류 소비를 삼가고 혁신적이면서 건강친화적인 대체음료들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기관 서카나(Circana)의 아난다 로이 애널리스트 겸 부사장은 지난 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5년 유럽 음료 포럼’에서 연자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유럽 각국 소비자들의 71%가 주류의 구매량, 비축량 및 소비량을 줄이고 있는 반면 25~35세 연령대 소비자들의 경우 4명당 1명 꼴로 주류 구매를 거의 중단하는 단계에 이르렀을 정도라는 것이다.

여기서 언급된 유럽 각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및 스페인 등 6개국을 지칭한 것이다.

로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유럽 전체 음료시장은 올해 1,660억 유로(약 1,928억 달러) 규모에 도달해 유럽 6개국의 전체 식용 소비재(CPG) 수요에서 23%를 점유하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의 경우 2.1%, 분량을 기준으로 하면 0.6% 소폭향상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주류의 경우 전년대비 1.8% 줄어든 680억 유로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비 알코올 음료 부문은 5.1% 뛰어올라 970억 유로 규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로이 애널리스트는 예측했다.

바꿔 말하면 청량음료, 기능성 음료, 저/무 알코올 음료가 전체 음료시장에서 60%에 육박하는 몫을 점유할 것으로 보이고, 미래에는 이 같은 비 알코올 음료 부문의 성장세가 한층 더 견고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로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주류를 마시기 보다 기능성 음료, 단백질 음료, 콤부차 및 기분전환(mood-enhancing)에 좋은 저/무 알코올 음료를 음용하는 패턴으로 전환하기에 이른 이유로 ▲좀 더 청량감을 느끼기 위해(55%) ▲천연물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건강친화적이고 맛좋은 음료를 음용하기 위해(27%) ▲몸에 좋은 음료를 마시기 위해(better for me‧22%)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기 때문에(21%) 등을 꼽았다.

로이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조사결과가 개별 브랜드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해 보인다”면서 “계속 똑같고 변함없는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성장을 위한 전략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성장은 단기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전략적인 재창조로부터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성장을 원하는 음료기업들은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목적있는 혁신에 나서고, 지속가능성을 기업경영에 각인시키면서 신뢰할 수 있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소비자들과 눈높이를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로이 애널리스트는 주문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로이 애널리스트는 첫째,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음료의 의미를 재정립하기에 이른 만큼 개별 브랜드들이 달라지고 있는 소비패턴에 부응하고 소비자들이 주문하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전통적인 주류 이외의 음료 영역에서 변화가 가속화고 있고, 이에 따라 오는 2035년까지 와인‧주류 부문에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는 현실에서 영역을 넘나드는(cross-category)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셋째, 지속가능성이 성장엔진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별 브랜드들이 지속가능성을 장착하면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넷째, 목적있는 혁신을 로이 애널리스트는 주문했다.

단기적인 판촉전략을 구사하기보다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가격, 유통, 소비자 참여 등의 관점에서 진정성 있는 재창조(reinvention)에 나설 때라는 취지의 주문이다.

다섯째, 수요를 재정립하는 절제(moderation)를 강조했다.

저/무 알코올 음료를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가 음료시장에서 절제와 저소비(under-consumption)로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브랜드 유산(遺産)과 장인(匠人) 정신은 변함없이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