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고혈압제의 일종인 디히드로피리딘系 칼슘채널 차단제들이 파킨슨병이 발생할 위험성을 떨어뜨리는 데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

즉, 디히드로피리딘系 칼슘채널 차단제들을 복용한 그룹의 파킨슨병 발생률이 이 약물들을 복용하지 않았던 대조群에 비해 26~30% 낮게 나타났다는 것.

다만 디히드로피리딘系 칼슘채널 차단제들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제품인 ‘노바스크’(암로디핀)의 경우에는 그 같은 효능이 관찰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베타차단제나 안지오텐신 Ⅱ 길항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저해제 등의 다른 항고혈압제들도 파킨슨병 발생률 감소와 별다른 상관성이 눈에 띄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공중보건대학 역학부의 비츠 리츠 박사 연구팀은 ‘신경의학 회보’ 12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상관성을 시사했다. 이 논문의 제목은 ‘덴마크에서 조사된 L-타입 칼슘채널 차단제들 복용과 파킨슨병 감소의 상관성’.

리츠 박사팀은 덴마크에서 지난 2001년부터 2006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파킨슨병을 처음 진단받았던 1,931명의 성인환자 관련 국가 병원‧외래환자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성별과 연령대 구성비율이 같은 9,651명의 건강한 성인들의 것과 비교평가하는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조사작업은 하버드대학 의대 및 매사추세츠州 보스턴 소재 브리검 여성병원, 덴마크 암학회 산하 암역학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디히드로피리딘系 칼슘채널 차단제들을 복용한 그룹의 파킨슨병 발생률이 대조群에 비해 평균 27% 낮은 수치를 보여 주목됐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칼슘채널 차단제들의 파킨슨병 감소효과를 직접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것이 아닌 만큼 추후 후속연구들이 뒤따라야 좀 더 명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 연구팀은 파킨슨병이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의 파괴로 인해 발병하는 질병인 데다 디히드로피리딘系 칼슘채널 차단제들도 ‘혈뇌장벽’을 통과해 칼슘채널들의 작용을 억제하면서 신경세포들을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츠 박사는 “장차 칼슘채널 차단제들이 파킨슨병 치료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