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社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료제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빠른 호흡을 재촉하고 있다.

새로운 COPD 치료제 개발 및 발매를 위해 4억 유로(5억8,000만 달러) 이상을 건네는 조건으로 벨기에 제약기업 갈라파고스社(Galapagos)와 제휴계약을 체결했음이 지난 11일 공개된 것.

그 동안 로슈가 항암제 부문이 강한 ‘癌스트롱’ 제약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되어 왔음에도 불구, 호흡기계 치료제 분야에서는 진해거담제 ‘러미라’(덱스트로메토르판) 정도를 제외하면 별다른 제품이 눈에 띄지 않았음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소식인 셈이다.

양사의 제휴는 갈라파고스측이 COPD 치료용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면 로슈측이 초기단계에서 중기 이후단계의 후속개발을 진행하고 시장에 발매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독점적 옵션권을 보장받는 내용으로 합의案이 도출됐다.

그 대가로 갈라파고스측은 600만 유로(900만 달러)의 계약성사금을 지급받기로 했으며, 앞으로 연구성과에 따라 최대 4억 달러를 추가로 건네받을 수 있게 됐다. 제품 발매시 매출실적에 따른 로열티까지 보장받은 것은 물론이다.

갈라파고스社의 오노 반 드 스톨페 사장은 “이번 제휴가 항체약물과 저분자량 약물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로슈는 항체약물의 개발과 마케팅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제약기업”이라며 “따라서 양사가 손을 잡은 것은 완벽한 결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갈라파고스社는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그 동안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얀센 파마슈티카社, 일라이 릴리社 등 다수의 메이저 제약기업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한 바 있는 강소(强小) 제약기업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새로운 동맥경화 치료제 개발을 위해 4억 유로를 건네받는 대가로 머크&컴퍼니社와 손을 잡은 바도 있다.

이에 따라 최적의 파트너를 만난 로슈가 앞으로 COPD 치료제 분야에서도 항암제 분야에 못지 않게 주목되는 성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