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일본 정부가 과거 잘못된 예방접종으로 인해 B형 간염에 감염되었거나, 보균자로 살아오면서 온갖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피해자들에 의해 제기된 집단소송을 해결하고자 피치를 올리고 있다.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액수를 달리하면서 최대 3조2,000억엔(약 390억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불하고 대타협을 이끌어 내고자 부심하고 있는 것.

특히 현재 내각을 이끌고 있는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1990년대 중반에 후생성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AIDS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제제로 인해 환자가 양산되었던 현실을 타결지어 명성을 얻었던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사상 최대의 의료소송으로 제기되었던 이 집단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피해자들은 현 총리 재임기간 동안 B형 간염 확산 책임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요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989년 처음 고개를 들기 시작한 이 집단소송은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따라 6세 이하의 소아들에게 B형 간염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사기를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사용한 탓에 B형 간염에 감염되었거나 보균자가 된 피해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1948년부터 1988년까지 이처럼 잘못된 접종방식이 지속되었던 관계로 현재 총 130만명 안팎에 이르는 B형 간염 환자 및 보균자들 가운데 절반 가량에 감염원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다행히 집단소송이 제기된 10곳의 법원 중 하나인 홋카이도(北海島) 지방법원이 제시한 합의권고案을 원고측이 지난 22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태 해결의 실타래가 풀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섞인 관측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홋카이도 지방법원이 지난 11일 제시한 합의권고案은 간암 전이환자 및 중증 간경변 환자들에게 1인당 3,600만엔(44만 달러),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보균자들에게도 취업과 결혼 등 음으로 양으로 불이익을 감수해 왔음을 감안해 50만엔과 연 2회 무상진단권, 경증 간경화 환자들에게 2,500만엔, 만성 간염 환자들에게 1,250만엔 등을 정부가 지급토록 하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때마침 간 나오토 총리도 24일 의회 개회사를 통해 진지한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정부의 재정이 그렇지 않아도 막대한 부채에 가위눌려 힘겨운 상황에 가로놓여 있는 현실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 현지에서는 국채를 발행하거나 사회보장기금에서 전용하는 방안, 세수(稅收) 확대 등 다양한 방안들이 심도깊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일본정부가 본의 아니게 확산시킨 B형 간염 및 보균으로 인해 초래된 갈등을 해소하고 肝편하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