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폐속에서 발견된 침이 한의사가 아닌 무자격자의 시술로 인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 이하 한의협)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오늘 제출한다.

11일 한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침을 시술한 자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및 무면허의료행위금지 등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기자회견이 끝난 대로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의협 장동민 대변인은  "한의학 및 한방의료에서 침시술시 인체내 기관지를 직접 관통하거나 인체내 기관지에 자입하는 치료술은 있지 않다"며 한의사에 의한 시술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이번 침사건을 보도한 언론매체들의 기사를 비롯해 SBS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 21'에서 뜸사랑 구당 김남수의 여제자에 의한 시술이라는 보도 등을 진정서 제출의 근거로 들었다.

장 대변인은 "뜸사랑 측은 의혹에 대한 명확한 답변과 입장표명을 해야 하며,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민과 한의계에 정중히 사죄하고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또한 전 국가의 원수까지도 불법무자격의료행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은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이번 노태우 전 대통령의 침사건에 대해 불법무자격의료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보건당국과 사법당국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불법무자격의료가 뿌리뽑히지 않는 이유로 이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 처벌도 매우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수의 국민들이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불법무자격자에게 맡기는 위험한 일이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으며 봉사라는 미명아래 의료법 위반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의협은 ▲전문 의료기구인 '침'의 일반인 판매 금지 및 유통시스템의 투명화 ▲침ㆍ뜸 시술 등 각종 불법 민간 자격증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 ▲불법무자격의료 합법화를 위한 입법 음모를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침을 이용한 침습적 의료행위는 국가로부터 면허를 부여받은 희의사만이 시술할 수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현재처럼 누구나 쉽게 침을 구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이 있는 한 불법의료행위 근절에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불법무자격자의 불법의료행위 합법화를 위한 법률안 등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돼 있음을 알리고 이번 침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어떠한 입법 시도도 이뤄질 수 없도록 국회 차원의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