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억제하기 위해 식료품점(supermarkets)이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일반 소비자들의 15%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48%의 소비자들은 식료품점이 건강친화적인 식?음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하도록 하기 위해 법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왕립공중보건학회(RSPH) 및 영국의 비만퇴치운동기관 ‘슬리밍 월드’(Slimming World)는 지난달 26일 공개한 ‘매대 위의 건강’(Health on the Shelf) 조사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조사는 왕립공중보건학회 및 ‘슬리밍 월드’가 시장조사기관 포퓰러스(Populus)에 의뢰해 총 2,084명의 영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0~12일 진행되었던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식료품점들의 식?음료 레이아웃 방식과 가격전략, 쇼핑환경 등이 비만확산을 촉진하고 있다는 데 많은 이들의 동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료품점들의 마케팅 전략이 건강에 유해한 식?음료의 판매를 촉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예를 들면 쇼핑객들의 36%가 특별할인 판매로 인해 건강에 유익하지 못한 식?음료를 구입하고픈 강한 충동을 느꼈다는 데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5%는 체중감량을 위해 노력 중일 때 식료품점에 가면 무장해제(go off track)되고 만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한 상당수 응답자들은 식료품점들의 식?음료 레이아웃 방식과 관련, 과자류나 스낵류와 같이 건강에 유익하지 못한 식품들을 진열대 끝 부분이나 계산대 주변 등 매장 내부에서 쇼핑객들의 발길이 가장 집중적으로 몰리는 위치에 진열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에 따라 응답자들은 매장 내부에서 건강에 유익한 식?음료의 진열공간을 확대하거나, 건강에 유익한 식?음료를 집중적으로 진열하는 식료품점을 대상으로 한 세금감면, 친건강 등급표시제도의 도입 등을 정부가 검토해 줄 것을 요망했다.

이와 관련, 왕립공중보건학회와 ‘슬리밍 월드’는 실제로 런던 중심지역에 최초의 친건강 식료품점 ‘넛지 앳 더 피플스 슈퍼마켓’(Nudge at The Peopel’s Supermarket)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슈퍼마켓의 상호에 사용된 ‘넛지’란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넛지 앳 더 피플스 슈퍼마켓’은 고객들이 식료품을 구입할 때 저지방 식품을 주로 구입토록 유도하고, 균형된 식생활에 도움을 주는 식?음료 위주로 상품을 진열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훈련을 수료한 상담원들을 매장 내 곳곳에 배치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채택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예로 영양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식?음료의 무료샘플을 제공하고, 조리 생방송 동영상 서비스를 매장 내부에서 제공하는 있다는 것.

왕립공중보건학회의 셜리 크레이머 회장은 “우리가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환경 자체가 비만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주요한 요인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식료품점은 이처럼 친비만 유도환경을 억제할 수 있는 역량과 영향력, 책임감으로 무장해야 할 장소”라고 지적했다.

크레이머 회장은 “물론 이른바 정크푸드를 매장에서 없애는 등 일부 노력이 눈에 띄고 있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식료품점들은 아직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고, 또한 이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그는 뒤이어 “우리가 ‘슬리밍 월드’와 함게 식료품점들이 보다 건강친화적인 대안들을 많이 취급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 줄 것을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며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소비자들로 하여금 보다 건강친화적인 선택을 촉진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