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동원약품그룹이 쥴릭과 거래중지를 선언한 이후 직거래에 미온적이었던 다국적제약사들이 직거래를 열며 도매업계와 외자제약사 직거래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그룹사 중 일부에만 직거래를 열며, 해결해야 할 문제를 남겨 놓았다.

동원약품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아벤티스 등 직거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주요 3사가 거래 의사를 밝히고 일부 의약품을 배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사 중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석원약품과 사노피-아벤티스는 대구동원약품과 한국노바티스는 대구동원약품 석원약품과 거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일단 이들 외자제약사들이 직거래를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초 동원약품그룹이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도매업소로 직거래 당위성이 충분했고, 외자제약사들도 직거래를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며 1개월 내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졌던 사안이 올해를 넘길 경우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 해를 넘기기 전에 나서줬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요 제약사들 중 동원약품 그룹 전계열사와 계약을 체결한 한국엠에스디를 제외하고 일부 계열사와만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문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화이자는 대구동원약품과 석원약품, 한국릴리는 대구동원약품, 한독약품은 석원약품과 동보약품, 한국BMS제약은 대구동원약품 석원약품 대전동원약품 진주동원약품과만 계약을 체결했다.

동원약품그룹 계열사는 7곳으로 규모가 작은 제주동원약품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아쉽다는 평가다.

쥴릭과 10년간 거래한 상황에서 쉽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더라도 대형도매, 정부 및 의약업계 전반적인 분위기, 신속정확한 공급을 통한 공정한 경쟁풍토 정착 등이 이슈였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완전하다는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는 것. 

유통가 한 인사는 “어쨌든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계약을 체결한 것은 바람직한 일인데, 아쉬움이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도매업소들이 힘을 키워 다국적제약사들이 도매와 직거래에 나서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원약품그룹 관계자도 "생각보다 다국적제약사들과의 계약이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자제약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만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제부터 동원약품이 시장에서 바잉파워를 보여줘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