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신년특집으로 마련한 '의약분업 10년/변화상과 과제'를 통해 되돌아 본 2010년 현재대한민국은 약국은 한마디로 '활로를 잃고 미로를 헤매는 혼돈'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약국의 미래는 결코 희망적이지 못했고 우선 약사들 스스로의 현재의 모습에 매우 불안해 하고 있었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나타난 처방전 쏠림현상은 양극화를 부추기는 최대 복병으로 지적됐다.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해관계 등이 얽혀 있어 매듭을 푸는 일은 쉽지 않다.
일반약 활성화로 두 마리 토끼잡자
분업이 시행된지 10년. 처방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약국경영도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또 다른 쪽에서 약국의 활로를 찿기 위한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문약이 치료약의 전부가 될 수 없다는 전제아래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됐던 일반약에 대한 관심이 차츰차츰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약국가와 제약업계는 이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발빠른 대응들도 눈에 띈다.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약품 분류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약분업 시행 10년이 경과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을 고려한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거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 비중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일반의약품 비중은 감소해 약국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일선 약국과 약사의 주장이다. 연구용역 등을 통해 보다 합리적으로 의약품을 재분류하고, 안전성 등이 담보되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일반약 활성화라는 궤와 맞물려 약사회 차원의 건강관리약국 개념도입도 언급된다. 건강관리약국은 약국을 통해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질병관리가 가능하도록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선정해 약국에 맞는 매뉴얼을 개발하고, 특정 지역을 선정해 금연이나 절주 관리 등 생활관리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약국과 약사가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적극 나설 경우 일방약을 통한 약국경영 활성화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제언
일반약 사용을 지금보다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책적 변화가 선행되어야한다는 지적이다. 일반약의 사용을 활성화하는데 있어 어느 한 가지 요인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활성화라는 큰 목표가 달성될수 없고 정부, 제약회사 그리고 약사 등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적 변화가 요구되는데 경미한 질병에 대해서는 보험급여를 점차적으로 제외하여 환자들로 하여금 일반의약품의 사용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보험재정의 건전성도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또 제약기업들의 전향적 자세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의 개발 능력은 다국적 외자사의 그것과 비교할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으며 일반의약품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다국적 선진 제약사에 비해 국내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의 기획, 개발, 마켓팅 능력은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만큼 국내의 일반의약품 시장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독창성 있는 거대품목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 것.
조제 위주의 약국환경도 정비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오래전부터 환자들이 꾸준히 사용하던 의약품이 아닌 이상 일반의약품의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약사의 지속적인 판매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약국 내 약사인력 부족으로 일반약 확대를 위한 시간과 노력을 확보하기가 매우 힘들고 낮은 수익구조와 재고 부담 등으로 인해 일반의약품 취급이 매우 위축되어 있다.
중앙대 이재휘교수는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반약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즉 정부는 일반약 확대 의지를 정책으로 구체화 시키고 각 제약사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와 현재의 약국 환경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약사들은 각 제품의 성격을 반영하는 판매, 상담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하여 약국이 아니면 제공 받을 수 없는 전문적인 의약품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약 활성화는 구호만으로 이뤄질수 없다. 약국경영 개선을 위한 작은 시도와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