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으로 폐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 부류에 속하지 않는 흡연자들이 매일 한잔 이상의 녹차를 마실 경우 상당히 큰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완 서부 타이중(臺中)에 소재한 중산(中山) 의학대학의 아이-친 린 연구원팀이 지난 12일 미국 캘리포니아州 코로나도에서 열렸던 미국 암연구협회(AACR)와 국제 폐암연구협회(IASLC)가 공동으로 후원한 가운데 열린 폐암 학술회의 석상에서 발표한 연제의 요지이다.

즉, 폐암 발생 위험성과 관련이 없는 특정 유전자형을 보유한 흡연자들이 녹차를 음용하면 항산화 성분들의 작용 덕분에 암 증식을 저해하는 성과가 기대된다는 것.

이에 앞서 홍콩대학 의대 연구팀도 지난해 11월 학술저널 ‘호흡기 의학’誌(Respiratory Medicine) 11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흡연자들이 녹차를 매일 마시면 흡연으로 인한 폐 손상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린 연구원팀은 170명의 폐암환자들과 340명의 건강한 대조그룹을 대상으로 최근 5년 동안 폐암 가족 병력(病歷)과 함께 평소의 흡연습관과 녹차 음용실태, 과일 및 채소류 섭취도, 음식물 조리방법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요인들을 평가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피험자들이 폐암 발생과 직접적 상관성이 있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IGF1)과 IGF2, IGFBP3 등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도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 유무와 관계없이 평소 녹차를 마시지 않는 이들은 매일 최소한 한잔의 녹차를 마시는 이들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5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녹차를 마시지 않는 흡연자들의 경우 매일 녹차를 한잔 이상 마시는 흡연자들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2배 이상에서 13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보였음이 눈에 띄었다.

특히 폐암과 민감한 유전자형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녹차를 마시는 흡연자들의 경우 폐암과 민감한 유전자형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녹차를 마시는 흡연자들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22% 낮게 나타나 주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