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과 제약협회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오는 12월 31일로 유통일원화 제도가 자동적으로 폐지되며, 도매업계가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병원협회와 제약협회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매업계의 ‘유통일원화 유예’ 의지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유통일원화 폐지를 주장해 왔고, 복지부의 ‘일몰제’ 방침에 큰 영향을 줬던 이 두 단체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도매협회도 이 두 단체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협 이한우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이 연초부터 주요 제약사 순방을 통해 간담회를 가진 것도, 관계개선 공종공생 방안 도출, 세계의약품도매연맹 서울총회(9월 13일) 지원 등과 함께유통일원화가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일단 도협은 제약협회 병원협회 동의(유지 합의서)를 받아 오는 3월이나 4월 중, 복지부에 제안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도 유통일원화 유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두 단체만 협조하면 폐지 시기를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협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시도 도매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원사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재차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협회에서는 시도지부장 부회장 등에 제약사를 분배하고, 이들 제약사를 협조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협 이한우 회장은 “ 정부에서 유통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유관단체를 방문하며 설득하고 있는데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하지만 협회 단독으로는 힘들고 회원사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일단 제약계 협조는 이끌어 낼 수 있지만, 병원 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유통일원화 제도는 현재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리베이트 근절 작업과도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노력 여하에 따라 제도 유지의 당위성이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 유통시장이 아직 투명화 되지 않았고, 리베이트에 대한 인식도 완전히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제약사가 직접 병의원과 거래할 경우 필연적으로 음성 리베이트가 만연해 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정부의 투명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의약품 유통일원화제도는 음성 불법 거래 등에 기인한 면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제약계 내에서는 약가인하 리베이트 근절 등으로 제약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거래는 제약사에 불필요한 물류비용을 들게 해 수익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글로벌시대에 선진 유통업체와 경쟁하기 위한 도매업계의 자립도 확보와 제약산업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도매유통업의 기능 강화, 리베이트 근절 등을 위해서 유통일원화 유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인사는 “이전에는 관련단체에서 대놓고 폐지를 주장해 일몰제까지 왔지만 투명화 세분화되는 지금 시장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며 “관련단체에서도 대놓고 폐지를 주장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미 일몰제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제도 유지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는 수 밖에 없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