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가 체내의 방어기전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수적임에도 불구, 지구상 인구의 절반 가량이 비타민D 결핍 상태에 있다며 경각심을 촉구하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이처럼 비타민D가 결핍되면 몸 속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의 생산을 조절하고, 감염된 세포를 괴사시키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처하는 능력 또한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국제 보건‧역학‧미생물학부의 카르스텐 가이슬러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네이처 이뮤놀로지’誌(Nature Immunology) 온-라인版에 7일 게재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논문의 제목은 ‘T세포 항원 수용체에 신호를 전달하고 체내에서 T세포들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비타민D의 작용’.

논문에서 가이슬러 박사는 “포스폴리파제 C 동종효소들(PLC; Phospholipase C isozymes)이 세포 외부로부터 전해지는 상당수 자극과 관련한 신호전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아직 면역성을 확보하지 못한(naive) T세포들의 경우 PLC-ϒ1 수치가 낮은 탓에 T세포 항원 수용체(TCR) 반응 또한 낮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T세포 항원 수용체의 작용이 활성화되면 PLC-ϒ1 수치가 75배까지 증가하게 된다고 가이슬러 박사는 지적했다. 그리고 이 PLC-ϒ1 수치가 바로 비타민D와 비타민D 수용체(VDR) 수치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이슬러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계에서 T세포들의 활성화 여부가 비타민D 수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게 나타날 경우 우리의 몸 속에 외부로부터 병원체가 유입되더라도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T세포가 신호를 전달받지 못해 ‘킬러세포’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이슬러 박사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비타민D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패턴이 갈수록 확산됨에 따라 지구상 인구의 절반 가까운 이들이 충분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가이슬러 박사는 최적의 1일 비타민D 섭취량을 알아내기 위한 후속연구의 필요성도 시사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가 장차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유용한 정보로 참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1일 비타민D 섭취량으로 25~50μg 정도를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