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주로 재비되는 포도의 한 품종으로 알려진 블랙커런트(blackcurrant)로부터 추출된 물질이 폐 내부의 염증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발휘해 천식환자들의 원활한 호흡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

블랙커런트에 함유되어 있는 항산화 프로안토시아니딘(proanthocyanidins) 성분들 가운데 하나인 에피갈로카테킨(EGC; epigallocatechin)이 기도(氣道)를 비롯한 폐 조직 내부의 염증을 감소시켜 줄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것.

특히 블랙커런트에 함유된 프로안토시아니딘 성분들의 대사체가 친염증성 분자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음이 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식물식품연구소(PFRI)의 로저 D. 허스트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분자영양학과 식품연구’誌(Molecular Nutrition and Food Research) 3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논문의 제목은 ‘폐포 상피세포에서 IL-4에 의해 촉진된 CCL26의 분비를 IFN-감마 유도로 억제하는 과정에서 발휘된 블랙커런트 추출 프로안토시아니딘계 물질들의 증대작용’.

허스트 박사는 “식물 추출 프로안토시아니딘 및 안토시아닌 성분들이 나타내는 효능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성 천식이나 알레르기 제 증상을 억제하는 기능식품의 개발로 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의 연구팀은 폐 조직에서 떼어낸 세포들을 시험관 내부에 배양한 후 알레르기항원들에 노출시켰을 때 블랙커런트 추출물이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실 연구를 진행했었다.

연구과정에서 허스트 박사팀은 염증성 사이토킨의 일종인 인터류킨-4(IL-4)에 의해 폐 내부에서 분비가 촉진되는 ‘이오탁신-3’(eotaxin-3, 또는 ‘CCL26’)이라는 물질에 주목했다.

그런데 허스트 박사팀은 에피갈로카테킨이 다른 면역반응들과 상호 상승작용을 나타내면서 ‘CCL26’의 발현과 그에 따른 염증 생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같은 작용은 안토시아닌 성분들의 염증 억제활성과는 별개의 것으로 파악됐다.

허스트 박사는 “최근 연구된 바에 따르면 블랙커런트에서 추출된 프로안토시아니딘 성분들은 주로 고분자량 중합체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 소화관 내부에서 각종 화합물이나 효소, 정주(定住) 세균총 등에 의해 분해되면서 에피갈로카테킨과 에피카테킨 등의 작은 감합체(oligomer)와 단량체(monomer)를 생성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에피갈로카테킨과 같은 블랙커런트 대사물질들이 폐 조직 내부에서 이오탁신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라 사료된다는 것이 허스트 박사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