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fiber)이 여러 모로 건강에 미치는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상당수 미국 소비자들의 식탁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조사작업을 진행한 결과 3명당 1명 꼴로 자신들의 식생활이 좀 더 건강친화적이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를 표시했지만, 정작 섬유질 함유량을 강화한 식품을 적극 챙겨 구입하고 섭취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5명 가운데 1명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

따라서 소화를 돕는 섬유질 함유식품을 섭취하는 데 높은 관심을 보이는 성인 소비자들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 런던에 소재한 시장조사기관 민텔社의 일리노이州 시카고 소재 미국지사가 지난달 말 공개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원래부터 섬유질을 풍부히 함유한 식품을 챙겨 섭취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이 30%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난 반면 대부분의 미국 소비자들은 섬유질 1일 섭취 권고량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7%의 응답자들은 “섬유질 보강식품들의 경우 맛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섬유질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인식의 한 단면을 엿보게 했다.

민텔社의 몰리 헤일-러시머 애널리스트는 “상당수 소비자들이 섬유질의 맛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바로 이 점이 수많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섬유질 보강식품의 섭취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번 조사결과에서 25%의 응답자들은 “소화장애 등 소화기계에 문제가 있는 이들에게나 섭취를 필요로 하는 것이 섬유질”이라고 답해 답답함이 앞서게 했다. 또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그 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 이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남성 응답자들의 30%는 “섬유질 보충제의 효능이 섬유질 보강식품과 동등하다”는 반응을 보여 여성들의 응답률 23%를 상회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섬유질이 각종 암과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임을 시사한 연구사례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이번 조사에서 22%의 응답자들은 섬유질이 건강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7%의 응답자들은 “평소 식품을 통해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만큼 구태여 보충제나 보강식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딴죽을 걸기도 했다.

헤일-러시머 애널리스트는 “많은 소비자들이 당분과 지방, 나트륨, 칼로리 등의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섬유질을 풍부히 함유한 식품을 섭취하는 데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무엇보다 남성 소비자들이 섬유질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선입견은 관련업체들이 시장에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사료된다고 헤일-러시머 애널리스트는 피력했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갖고 있던 옳지 않은 인식을 깨닫게 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