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각종 천연물 제제나 보충제(dietary supplements)를 섭취하고 있는 소비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능식품과 처방용 의약품을 병용했을 때 뒤따를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무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반세기 이상 심방세동(心房細動) 환자들이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복용하는 대표적인 항응고제로 군림해 왔던 와파린(warfarin)을 기능식품과 병용할 경우 위험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많은 소비자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항응고제란 이른바 ‘피떡’으로도 불리는 혈전(血栓)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약물을 말한다.

미국 중서부 유타州의 소도시 머레이에 소재한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부속 심장연구소팀은 지난 15일 일리노이州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심장협회(AHA) 연례 사이언티픽 세션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심장연구소팀은 유타주립대학 식품영양부팀과 함께 100명의 심방세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이를 통해 와파린을 비롯한 처방약과 기능식품을 병용할 때 수반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를 파악코자 했던 것.

그 결과 35%의 환자들이 각종 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54%는 기능식품과 와파린 병용에 따른 약물상호작용의 위험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또 이와 별도의 조사작업을 진행한 결과 100대 다빈도 섭취 기능식품 가운데 69%가 와파린의 효능을 저해하는 작용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아울러 유타州에서 가장 빈도높게 섭취되고 있는 보충제 및 천연물 제제들로는 비타민 보충제, 글루코사민 및 콘드로이친, 어유(魚油) 보충제, 코엔자임 Q10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심장연구소의 심장박동 전문가 T. 자레드 번치 박사는 “와파린이 천연물 제제나 보충제와 간 내부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켜 약물의 작용기전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약물 속 유효성분의 효력이 지나치게 강화되면서 출혈 위험성이 증가하거나, 약효가 저하되거나, 오히려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의사들은 기능식품 사용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도를 면밀히 파악해 두고, 와파린 병용에 따른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번치 박사는 강조했다.

이와 관련, 번치 박사는 각종 보충제와 와파린을 병용할 경우 출혈이 발생한 비율이 23%에 달해 병용을 하지 않은 그룹의 17%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수혈을 필요로 했던 경우 또한 14%로 나타나 대조그룹의 10%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 연구사례를 인용했다.

게다가 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환자들 가운데 와파린 복용을 잊어버리거나, 이로 인해 추후 더 높은 용량을 복용하는 잘못이 눈에 띈 경우가 34%에 달해 대조그룹의 17%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환자들은 현재 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사들에게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의사가 적극적인 자세로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