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 환자들은 체내에 인(燐) 성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료 가이드라인은 만성 신장병 환자들의 경우 1일 인 섭취량이 800mg 정도를 유지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그런데 진행성 신장병 환자들이 채식(vegetarian diet)을 하면 체내의 인 수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데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라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주목되고 있다. 설령 같은 인을 섭취하더라도 단백질 소스(source)가 무엇인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

미국 인디애나대학 의대의 샤론 M. 모 박사 연구팀은 미국 신장병학회가 발간하는 의학저널 ‘미국 신장병학회 임상저널’(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Nephrology) 온-라인版에 구랍 23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만성 신장병에서 채식 및 육식의 단백질 소스 비교와 인 수치의 항상성’.

모 박사팀은 9명의 만성 신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채식과 육식이 체내의 인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소규모 연구를 진행했었다. 시험과정에서 피험자들은 처음 한주 동안 채식 또는 육식을 진행한 뒤 이후 2~4주 동안은 정반대 식이요법을 실행에 옮겼다.

연구팀은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주말마다 혈액과 소변 샘플을 채취해 인, 칼슘, 부신피질 호르몬 등의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 그룹에서 측정된 단백질 및 인 수치가 동등한 수준을 보였음에도 불구, 피험자들이 채식을 진행하는 동안 혈중 인 수치가 낮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소변을 통한 인 배출량 또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채식이 인과 단백질의 비율을 낮추고, 인 성분의 상당부분을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피틴산(phytate)의 형태를 띄도록 유도하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했다.

모 박사는 “단백질 소스가 만성 신장병 환자들의 인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곡물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토록 권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곡물을 주로 섭취하면 인 수치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단백질 섭취량을 늘릴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