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앞으로 글로벌 마켓에서 석유에 버금가는 중요한 투자대상으로 부각될 개연성을 시사한 조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제통화기금(IMF)에 재직 중인 2명의 경제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세계 공통의 추세를 배경으로 투자자들에게서 와인의 주가가 크게 치솟고 있는 현실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인 셈이다.

IMF의 서헌 세비크 연구원과 타흐신 사디 세디크 연구원은 새해들어 공개한 ‘오일 한 배럴이냐 와인 한병이냐: 글로벌 성장동력이 상품가격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와인이 글로벌 마켓에서 석유와 같은 전통적인 재화 뿐 아니라 주식과 채권 등 각종 자산을 보유할 때 위험을 분산시키는 또 하나의 상품으로 자리매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풀이했다.

특히 최근 수 년째 국제거래 석유 가운데서도 고급으로 분류되는 영국 북해産 브렌트油와 고급와인의 국제 거래가격 상승곡선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remarkable similarity) 모습을 보여 주목됐다고 두 연구원은 강조했다.

따라서 아직은 고급와인이 상품 포트폴리오의 관점에서 볼 때 투자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는 재화의 지위를 얻지 못했지만, 투자자산의 하나로 인식되는 경향이 갈수록 눈에 띄고 있다는 것이다.

세비크 연구원 등은 고급와인의 가격인상을 좌우할 요인들로 기후조건과 포도의 품질, 생산연도, 품질등급 등을 꼽았다. 아울러 고급포도의 가격이 유가(油價)를 비롯한 다른 상품가격만큼이나 거시경제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세비크 연구원 등은 “이머징 마켓을 필두로 한 글로벌 소득수준의 향상에 힘입어 최근 10여년 동안 세계시장에서 고급와인의 거래가 크게 증가했으면서도 소비량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이에 따라 고급와인이 투자를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 보유라는 측면에서 위험 분산용 대체재화로 부각되기에 이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세비크 연구원 등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고급와인과 브렌트유의 가격동향을 비교분석하기 위한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이머징 경제권의 산업생산 성장세가 4% 꺾인 시점에서 고급와인 가격과 브렌트유 거래가격이 각각 15% 및 22% 인하되면서 동반약세를 보인 데 이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로는 고급와인과 브렌트유의 가격상승곡선이 90% 이상 오버랩되었을 정도로 복사판 형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09년 1월부터 2010년 6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가격인상률은 고급와인이 86%, 브렌트유는 62%로 집계됐다.

세비크 연구원은 “확정적인 결론이라기보다 가설의 단계에서 제시한 것일 뿐”이라면서도 “조사결과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