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 소재한 ‘코트디브와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휘젓고 있는 디디에 드로그바 선수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그저 축구강국 정도로만 각인되어 있다.

영어로는 ‘아이보리코스트’라 불리는 이 나라는 하지만 “상아(象牙) 해안”을 의미하는 국가명칭과는 어울리지 않게(?) 전 세계 수출량의 40% 정도를 점유할 정도여서 오늘날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이자 기호음료로 각광받고 있는 코코아의 젖줄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제 코코아 거래가격이 최근 33년만에 최고수준을 향해 치닫고 있어 뭇 사람들의 입이 바짝바짝 마르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치러진 이 나라의 대통령 선거에서 로랑 그바그보 現 대통령이 선거부정을 이유로 알라산 와타라 前 총리의 승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함에 따라 대규모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국제연합(UN)이 승자로 인정한 와타라 前 총리가 수출업체들을 상대로 코코아 선적을 한시적으로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한 데다 국제적으로도 그바그보 대통령의 사임을 유도하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한달 동안 코코아 수입금지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재정의 상당부분을 코코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그바그보 정부의 숨통을 죄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것.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제 코코아 거래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더니 급기야 지난 21일 국제 코코아시장이 최근 6개월來 최고가인 1톤당 2,114파운드에 마감되어 우려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한편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강구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자칫 이번 사태가 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다가 코코아 가격이 금값으로 돌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코코아 색깔 만큼이나 갈수록 짙어가고 있는 한 서아프리카 국가의 정정불안에 코코아 애호가들이 온통 좌불안석이다.

문득 드로그바 선수가 해결사 역할을 해 줄 수 없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