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dietary fiber)을 다량 섭취할수록 심혈관계 질환이나 각종 감염증, 호흡기계 질환 등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밀접한 상관성을 제시한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한 예로 섬유질을 최고수준에 해당하는 1일 평균 29.4g 섭취한 남성들과 25.8g 섭취한 여성들의 경우 9년에 걸친 추적조사를 통해 비교했을 때 최저수준으로 섭취한 그룹에 비해 총 사망률이 남‧녀 모두에서 22% 낮게 나타났다는 것.

아울러 전체적인 평균 섭취량은 남성들이 1일 12.6g, 여성들은 10.8g으로 파악됐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암역학‧유전학연구부의 박익영 박사와 아서 샤츠킨 박사 연구팀은 미국 의사회(AMA)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내과의학 회보’(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14일자 온-라인版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퇴직근로자협회 식생활‧건강실태 조사에서 나타난 섬유질 섭취와 사망률의 상관관계’.

연구팀은 50~71세 사이의 피험자 총 56만7,169명을 대상으로 평소의 식품섭취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지난 1995~1996년부터 9년여에 걸쳐 진행되었던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과 퇴직근로자협회(AARP)의 추적조사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었다.

그 결과 조사기간 동안 총 2만126명의 남성들과 1만1,330명의 여성들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피험자들 중 섬유질을 다량 섭취한 그룹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각종 감염증, 호흡기계 질환들로 인해 사망한 비율이 남성들의 경우 24~56%까지 낮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여성들의 경우에도 34~59%까지 낮은 수치를 보여 주목됐다.

특히 이 같은 섬유질의 효과는 곡물을 통해 섭취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상관성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콩이나 채소류를 통해 섬유질을 주로 섭취한 그룹에서는 인과관계가 일부에 불과했으며, 과일로부터 섬유질을 주로 공급받았던 그룹에서는 별다른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밖에 섬유질 섭취와 암 사망률 감소의 인과관계는 남성들에게서만 눈에 띄었을 뿐, 여성들의 경우에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섬유질이 콜레스테롤 수치와 인슐린, 혈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항염증 작용도 나타내는 덕분에 이번 조사에 관찰된 상관관계가 눈에 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섬유질을 풍부히 함유한 식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건강에 매우 유의미한 효용성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다량의 섬유질 섭취가 건강한 식생활 및 라이프스타일의 지표인자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미국에서는 1,000칼로리당 14g의 섬유질을 섭취토록 권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