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의 일종인 이부프로펜을 지속적으로(regularly) 복용한 성인들의 경우 파킨슨병 발병률이 비 복용群에 비해 3분의 1 정도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아직까지 파킨슨병 치료제가 존재하지 못한 형편임을 상기할 때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이부프로펜이 상대적으로 독성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데다 가격 또한 저렴한 스테디-셀러 드럭이기 때문.

미국 하버드대학 공중보건대의 지앙 가오 박사 연구팀은 미국 신경의학회(AAN)가 발간하는 의학저널 ‘신경의학’誌 2일자 온-라인版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이부프로펜 복용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성의 상관관계’.

가오 박사팀의 연구 이전에도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제들을 복용한 환자들 가운데 파킨슨병 발병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요지의 연구사례들을 발표된 바 있지만, 특별히 이부프로펜을 지칭한 경우는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매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소재한 브리검 여성병원이 작성한 ‘원내 간호사 건강실태 연구’(NHS)에 참여했던 9만9,000여명의 여성과 ‘의료전문인 추적조사 연구’(HPFS)의 피험자 3만7,000여명의 남성 등 총 13만6,197명을 대상으로 작성된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었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남‧녀 피험자들에 대해서는 각각 지난 1998~2004년 및 2000~2006년까지 6년에 걸친 추적조사가 이루어졌다. 연구과정에서 피험자들은 이부프로펜, 아스피린 또는 아스피린 함유제제, 기타 항염증,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복용 여부와 함께 연령, 흡연 유무, 식생활, 카페인 섭취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에 응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성 156명과 여성 135명에서 파킨슨병이 발병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가오 박사는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다른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을 복용했던 그룹과 비교했을 때 이부프로펜을 주 2회 이상 복용했던 그룹의 파킨슨병 발병률이 38% 정도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부프로펜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신경보호제로 역할을 수행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가오 박사는 풀이했다. 다만 구체적인 작용기전은 아직 알아내지 못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가오 박사는 “10여년의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파킨슨병이 나타나면서 수반되는 뇌세포들의 손실을 이부프로펜 복용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연구결과가 시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부프로펜도 위장관계 출혈 등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므로 기존 파킨슨병 환자들에 대해 이 약물을 복용토록 권고하기엔 시기상조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