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과장된 보도로 밝혀졌지만, 라면만 먹고 운동을 했기 때문에 우유먹는 친구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는 한 육상선수의 인터뷰 기사가 국민적인 화젯거리로 회자되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와 관련, 출산한 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분비되는 초유(初乳)가 장(腸) 투과성을 크게 감소시켜 운동능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유는 또 열사병을 억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 의학‧치과대학의 레이먼드 J. 플레이퍼드 교수 연구팀은 미국 생리학회(APS)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미국 생리학誌: 위장관‧간 생리’ 3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논문의 제목은 ‘소의 초유가 운동선수들에게서 격렬한 운동에 의해 유발된 장 투과성 증가를 감소시키는 데 나타낸 효과’.

장 투과율이 증가하면 소장 점막의 보호장벽 기능이 떨어짐에 따라 각종 독소와 항원들이 장벽(腸壁)을 지나 혈중으로 유입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일부 환자들의 면역계가 상당히 약화될 수 있음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내용이다. 반대로 장 투과율이 너무 낮으면 영양결핍과 흡수장애 등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레이퍼드 교수팀은 “시험참여를 2주 앞두고 초유를 섭취했던 피험자들의 경우 운동강도와 온도 등의 요인들이 대조그룹과 동일했음에도 불구, 장 누수율이 80% 정도까지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운동능력은 격렬한 운동을 행했을 때 수반되는 장내(腸內) 제 증상들로 인해 크게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설사를 비롯한 각종 장 장애 증상들은 육상선수 등에게서 빈도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플레이퍼드 교수팀은 이에 따라 12명의 운동선수 피험자들을 2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운동을 행하기에 앞서 14일 동안 각각 초유 또는 위약(僞藥)을 섭취토록 하는 방식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었다.

연구팀이 피험자들에게 주문한 운동은 최고 호기용적(好氣容積) 80% 수준으로 20분 동안 질주하는 것이었다.

피험자들이 운동을 마친 후 연구팀은 뇨중(尿中) 락추로스(lactulose)와 람노스(rhamnose)의 비율을 체크해 장 투과율을 측정했다. 아울러 온도 조절을 통해 세포사멸을 유도했을 때 초유가 미친 영향과 열사병 발생에 관여하는 ‘열 충격 단백질 70’(HSP70) 발현량의 변화, 상피전기저항 등에 초유가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장내(腸內) 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실험실 연구를 병행했다.

그 결과 두 시험에서 운동이 젖산 수치와 심장박동수의 변화, 체온상승 등에 미친 영향은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였다. 체온의 경우 두 시험에서 평균 1.4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장 투과율의 경우 위약을 섭취한 그룹은 운동 후 2.5배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초유를 섭취한 그룹에서 운동 후 오히려 80%가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을 드러냈다.

실험실 연구에서 관찰된 세포사멸의 경우에도 온도가 2도 상승할 때마다 47~65% 증가했음이 눈에 띄었지만, 시험관 배양액 내부에 초유를 투여했을 때는 이 수치가 60% 정도까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피전기저항 또한 초유를 투여한 시험관에서는 온도에 의한 감소도를 64%까지 낮춰준 것으로 파악됐다.

초유는 아울러 37도 및 39도에서 ‘열 충격 단백질 70’의 발현량을 증가시켰다. 다시 말해 체온이 상승함에 따라 사멸하는 장내세포들도 증가했지만, 시험관 배양액 내부에 초유를 투여했을 때는 사멸하는 세포들이 3분의 2 정도까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근거로 플레이퍼드 교수는 “초유가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열사병은 예방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