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은 뇌의 노화를 촉진하는 반면 소식(小食)은 반대로 뇌의 젊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칼로리 섭취를 제한했을 때 활발한 작용이 촉발되는 ‘CREB-₁’이라는 분자물질을 실험용 쥐들의 뇌 내부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 이 ‘CREB-₁’은 뇌의 적절한 기능수행 뿐 아니라 장수(長壽)에도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활기를 띄게 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탈리아 로마에 소재한 카톨릭대학 의대 인간생리학‧일반병리학연구소의 지오밤바티스타 파니 박사(세포신호전달 연구실)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온-라인版에 21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칼로리 섭취제한에 대응하는 뇌내 반응에서 뉴런 cAMP 반응요소 결합 단백질(CREB)-₁의 역할’.

여기서 언급된 “칼로리 섭취제한”이란 실험용 쥐들에게 통상적인 사료 섭취량과 비교했을 때 최대 70% 수준까지만 섭취가 가능토록 제한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파니 박사는 “이 CREB-₁의 활성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구태여 엄격한 다이어트를 하지 않더라도 뇌를 젊게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실험동물들은 비만이나 당뇨병 등이 발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지기능과 기억력이 양호하게 유지되었고, 공격적인 행동이나 알쯔하이머 유사증상 또한 한결 적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어왔다.

하지만 칼로리 섭취제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그 같은 성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불명확한 형편이었다.

그런데 파니 박사팀은 ‘CREB-₁’ 단백질의 활성이 칼로리 섭취제한에 의해 촉진되면서 장수와 관련이 있는 물질인 시르투인-1(sirtuins-1)의 활발한 작용을 촉발시켜 뇌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도록 중재역할을 수행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기억력이나 학습력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불안감을 조절하면서 노화에 따른 생리적 영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던 ‘CREB-₁’의 기능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니 박사팀은 또한 ‘CREB-₁’의 활성이 칼로리 섭취제한에 의해 확연하게 증가하고, 이 ‘CREB-₁’이 칼로리 섭취제한의 영향이 뇌에 미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도 알아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CREB-₁’이 결핍된 실험용 쥐들의 경우 칼로리 섭취제한에 따라 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또한 관찰되지 못했을 정도라는 것.

파니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식생활이 뇌에 미치는 역할에 관여하는 중요한 중재자의 존재를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