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기간 중 영양섭취가 결핍된 산모로부터 출생한 자녀들의 경우 장성한 뒤에 지방을 축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탓에 당뇨병 발생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의 동물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이 같은 내용은 포유류에서 태아기의 영양섭취가 출생 후의 건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메커니즘의 한꺼풀을 벗겨준 셈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 독성학연구소의 앤 E. 윌리스 교수 연구팀은 학술저널 ‘세포괴사 및 분화’誌(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 온-라인版에 6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시사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2형 당뇨병에서 모계의 식생활에 의한 지방조직 miR-483-3p의 프로그래밍화와 GDF-3의 발현’.

윌리스 교수는 “지방의 분포와 축적이 ‘miR-483-3p’라는 분자물질에 의해 조절되는 과정을 알아낼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즉 태아기에 영양섭취가 부실했던 이들은 이 ‘miR-483-3p’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지방세포들의 발달이 저해된다는 것.

따라서 성인으로 성장했을 때 지방을 축적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 경우 과다섭취된 지방이 간을 비롯한 체내의 다른 부위에 축적되면서 간 독성과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고, 차후 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이게 된다는 것이 윌리스 교수의 설명이다.

윌리스 교수팀은 임신환 암컷 실험용 쥐들에게 단백질 함유량이 적은 사료를 공급한 뒤 이들로부터 출생한 2세 쥐들의 ‘miR-483-3p’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의 동물실험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2세 쥐들의 ‘miR-483-3p’ 수치가 높게 나타나면서 지방세포의 발달이 상대적으로 미흡했고, 이로 인해 성장한 후 지방을 축적하는 능력이 떨어졌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아울러 ‘miR-483-3p’는 ‘GDF3’라 불리는 단백질에 의해 억제됨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2세 쥐들은 고칼로리 사료를 섭취하더라도 체중이 쉽사리 늘어나지 않았지만, 성장한 뒤에는 당뇨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윌리스 교수는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