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성인들 가운데 전체의 28% 가량이 고혈압 전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혈압 전단계’란 수축기 혈압이 120~139 mmHg이고, 이완기 혈압이 80~89 mmHg에 해당하는 경우를 지칭한 것이다.

이와 관련, 혈압이 정상치보다 다소 높은 이들이 건포도를 하루에 3번 정도 섭취할 경우 혈압을 유의할만한 수준으로 낮추는 데 효과적일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의 열기가 치솟게 하고 있다.

미국 켄터키州 루이스빌에 소재한 루이스빌 대사‧동맥경화연구소의 해롤드 베이스 소장 연구팀은 지난달 24~27일 일리노이州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심장병학회(ACC) 제 61차 연례 사이언티픽 세션에서 이 같은 요지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건포도가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을 것임은 여러 차례 시사되어 왔지만, 스낵류를 섭취했을 때와 비교평가한 임상시험을 통해 건포도의 혈압강하 효과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한 연구사례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스 박사는 “크래커나 초콜렛 칩 쿠키 등의 스낵류와 건포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때 건포도를 택한다면 최소한 혈압과 관련해 한결 나은 효과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임을 이번 연구결과가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46명의 고혈압 전단계 남‧녀 성인들을 피험자로 충원한 뒤 무작위 분류를 거쳐 건포도 또는 칼로리가 동일한 분량의 스낵류를 1일 3회 섭취토록 하면서 혈압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방식의 임상시험을 12주 동안 진행했었다.

그 결과 건포도를 섭취한 피험자들은 4주, 8주 및 12주째 시점에서 수축기 혈압이 4.8~7.2%(즉, 6.0~10.2 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평균 이완기 혈압 또한 2.4~5.2 mmHg 강하했음이 눈에 띄어 주목됐다.

반면 크래커나 쿠키 등의 스낵류를 섭취한 피험자들은 이처럼 괄목할만한 수준의 혈압강하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베이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천연식품이 가공식품보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항간의 믿음을 재입증한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건포도가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을 거쳐 혈압강하를 유도하는 것인지 관찰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베이스 박사는 언급했다.

다만 건포도가 칼륨, 섬유질, 폴리페놀, 페놀산, 탄닌, 기타 항산화 성분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다시 말해 칼륨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섬유질 또한 혈관개선을 유도해 강직도를 감소시키고, 따라서 혈압강하로 귀결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이다.

베이스 박사는 좀 더 큰 규모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