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 소재한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팀이 감초의 뿌리에서 항당뇨 효과를 발휘하는 물질을 발견했다.

혈당 수치를 낮출 뿐 아니라 항염증 효과와 매우 양호한 내약성까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난 이 물질의 이름은 ‘아모르프루틴’(amorfrutins).

연구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장차 아모르프루틴이 다양한 대사계 장애 증상들에 치료물질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막스플랑크 연구소 분자유전학연구실의 자스카 자우어 박사 연구팀은 화학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띄는 이 물질이 감초와 함께 낙엽관목의 일종인 족제비싸리(Amorpha fruticosa)의 열매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모르프루틴이라는 이름이 붙게 한 이 족제비싸리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자생하는 식물이다.

자우어 박사팀은 “당뇨병을 유도한 실험용 쥐들을 사용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아모르프루틴이 혈당 수치를 낮추고 항염증 효과를 나타냈을 뿐 아니라 지방간을 예방하는 작용까지 보였다”고 설명했다.

자우어 박사는 “아모르프루틴이 PPAR-감마라 불리는 핵 내부의 수용체에 직접적으로 결합해 항당뇨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PPAR-감마는 세포의 지방 및 혈당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PPAR-감마가 결합되면서 혈중 지방산 농도와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작용을 활성화시키게 된다는 것. 혈당 수치를 낮추면 당뇨병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자우어 박사는 “PPAR-감마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는 항당뇨제들이 이미 발매되고 있지만, 이들은 일부 환자들에 한해 약효를 나타내는 데다 체중증가, 심혈관계 제 증상 등의 부작용을 수반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아모르프루틴은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우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감초차를 마시거나, 감초를 직접적으로 섭취하는 것만으로 항당뇨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우어 박사는 언급했다. 감초 자체 또는 감초차에 함유되어 있는 아모르프루틴은 농도가 너무 낮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자우어 박사팀은 연구과정에서 충분한 양의 아모르프루틴을 추출하기 위한 별도의 추출공정을 개발했다.

자우어 박사는 “아모르프루틴이 대사계 증상들을 치료할 뿐 아니라 예방하는 용도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능식품 개발에 접목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실제 당뇨병 환자들을 피험자로 충원한 가운데 일련의 임상시험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말로 자우어 박사는 결론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