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주위의 바다에 사는 작은 갑각류여서 흔히 ‘남극새우’로도 불리는 크릴(krill)은 오메가-3 지방산의 보고(寶庫)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크릴을 분말로 만들어 평소 고지방 식생활을 즐기는 이들에게 섭취토록 할 경우 간과 혈액 내부의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의학연구소의 보딜 비외른달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대사’誌(Metabolism) 온-라인版에 지난달 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고지방 사료를 섭취시킨 종양괴사인자-α 형질전환 실험용 쥐들에게서 크릴 분말이 간내 지질 이화작용을 증가시키고 혈당 동원을 감소시키는 데 나타낸 효과’.

비외른달 박사는 “크릴 분말이 평소 고지방 식생활을 즐겨 심장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 이들에게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만성적인 염증을 유도한 형질전환 실험용 쥐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며 섣부른 기대감에 경계를 표시했다.

연구는 고지방 사료를 섭취시킨 실험용 쥐들을 2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6주 동안 각각 크릴 분말 또는 위약(僞藥)을 섭취토록 한 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간내 지질 수치, 지방산 조성물 실태, 간 효소 활동상태, 유전자 발현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연구팀은 크릴 분말을 섭취한 그룹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간내 및 혈중 중성지방 수치도 줄어들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크릴 분말을 섭취한 그룹은 또 스테롤 조절요소 결합 전사인자2(SREBP2)라고 하는 간내 유전자 발현이 감소했으며, 콜레스테롤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수치 또한 낮아졌음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크릴 분말을 섭취한 그룹은 간내 종양괴사인자-α 수치가 감소해 항염증 작용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