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카페인 수치가 높게 나타난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의 경우 치매를 예방하거나, 발병시점을 늦출 수 있을 것임을 유력하게 시사한 추적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이번 추적조사 작업의 피험자들이 카페인을 섭취한 경로는 커피가 거의 유일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카페인 섭취가 알쯔하이머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임상 역학조사와 동물실험 모델 연구사례들은 다수가 발표된 바 있지만, 임상에서 이를 직접적으로 입증한 연구사례는 드물었음을 상기할 때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대학 약대의 추안하이 카오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알쯔하이머誌’(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온-라인版에 5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경도 인지장애 피험자들에게서 나타난 높은 혈중 카페인 수치와 치매 증상의 진행 미흡 사이의 상관관계’.

카오 박사는 “경도(輕度) 인지장애를 나타내는 고령자들이 하루에 3잔 정도의 중등도 수준으로 커피를 음용할 경우 치매로의 전환을 예방하거나, 최소한 상당기간 발병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경도 인지장애 환자들은 한해에 전체의 15% 정도가 치매로 증상이 악화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카오 박사팀은 플로리다州 마이애미와 탬파에서 65~88세 사이의 고령자 124명을 대상으로 2~4년에 이르는 장기 추적조사를 진행했었다.

그 결과 추적조사 기간 동안 치매로 진행되었음을 진단받은 경도 인지장애 환자들의 경우 착수시점 당시 혈중 카페인 수치가 안정상태를 유지한 그룹에 비해 51%나 낮게 나타났음을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치매로 이행된 경도 인지장애 환자들 가운데 착수시점에서 혈중 카페인 수치가 1,200 ng/mL를 상회한 이들은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추적조사 기간 동안 경도 인지장애 증상이 안정상태를 유지했던 그룹의 경우에는 전체의 절반 가량이 혈중 카페인 수치가 1,200 ng/mL를 웃돌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경도 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증상이 악화된 이들은 11가지 사이토킨의 혈중 수치를 측정한 결과 증상이 안정상태를 유지한 그룹과 달리 과립구 집락 자극인자(GCSF)와 인터루킨-10(Il-10), 인터루킨-6(IL-6) 등의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카오 박사는 “커피를 적당히 마시는 것만으로 치매를 100%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중등도 수준의 커피 음용을 통해 치매가 발병할 위험성을 낮추거나 발병시기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