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를 다량 섭취하면 급성 췌장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과일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환경의학연구부 영양역학실의 빅토르 오스카르손 박사 연구팀이 의학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의 자매지인 ‘소화관’誌(Gut) 온-라인版에 27일 게재한 보고서의 요지이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채소, 과일 섭취 및 담석과 무관한 급성 췌장염 위험성의 상관관계’.

오스카르손 박사팀은 지난 1997년 스웨덴 중부지역에서 46~84세 사이의 남‧녀 총 8만19명을 조사대상자들로 충원한 뒤 총 96가지 식품들의 섭취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후로 1998년 1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평균 12년 동안 추적조사를 진행했었다.

설문조사 과정에서 조사대상자들은 채소류와 과일은 1일 평균 2.5회(servings) 및 2회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소류의 경우 대체로 남성과 흡연자, 교육수준이 낮은 그룹에서 섭취빈도가 낮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과일은 음주를 즐기고 당뇨병을 앓는 환자들에게서 섭취빈도가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추적조사 기간 동안 총 320명(남성 216명‧여성 104명)에서 담석과 무관한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담석은 급성 췌장염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되는 것은 과일 섭취량의 경우 급성 췌장염 발생과 별다른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던 반면 채소류 섭취량은 상당한 영향이 눈에 띈 대목이었다. 즉, 채소류를 1일 4회 이상 섭취한 최다 섭취그룹에서 급성 췌장염 발생률이 1일 1회 이하로 섭취한 최소 섭취그룹과 비교했을 때 44%나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채소류를 1일 2회 섭취했을 때마다 급성 췌장염 발생률은 17% 감소한 셈이다.

또한 이 같은 상관관계는 1일 1잔 이상 음주를 즐기로 체질량 지수(BMI)가 25kg/m² 이상이어서 과다체중에 속하는 이들에게서 한층 확연하게 나타났다. 음주를 즐기는 그룹과 과다체중자 그룹 가운데 채소류를 다량 섭취한 이들의 급성 췌장염 발생률이 채소류 최소 섭취그룹에 비해 각각 71% 및 51% 낮은 수치를 보였을 정도.

오스카르손 박사는 “채소류에 다량 함유된 항산화성분들의 작용으로 급성 췌장염 예방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비해 과일의 경우에는 과당(果糖)이 항산화성분들의 작용을 저해했기 때문에 급성 췌장염 예방과 별다른 상관성이 눈에 띄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