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를 다량 마실 경우 낙설(落屑) 녹내장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상관성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카페인을 함유한 커피 음용과 낙설 녹내장 발생의 상관관계를 시사한 연구사례가 미국에서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공에서 회백색 섬유소 성분의 침착물이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낙설 녹내장’은 결국 녹내장 발병으로 귀결될 위험성이 높은 증상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소재한 브리검 여성병원의 강재희 박사 연구팀은 미국 시력‧안과학연구협회(ARVO)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탐구 안과학 및 시지각학’(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9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카페인 및 커피 섭취와 낙설 녹내장 또는 녹내장 의증 발생의 상관관계: 2개 코호트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성 연구’.

강재희 박사팀은 세계적으로 커피 음용빈도가 가장 높은 스칸디나비아반도국가들의 낙성 녹내장 의증(疑症) 및 녹내장 발생률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데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음용과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발생 사이에 상관성을 제기했던 연구사례들에 주목하고 이번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를 위해 강재희 박사팀은 총 7만8,977명의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간호사 건강실태 연구’(NHS) 자료와 총 4만1,202명의 남성 의료전문인들을 추적조사한 연구(HPFS) 자료를 심층분석했다.

조사대상자들은 예외없이 40세 이상의 연령대에 속했고, 녹내장 발병전력이 없으면서 지난 1980년(NHS) 및 1986년(HPFS)부터 2008년까지 눈 검사를 받은 이들이었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카페인 음료를 포함한 각종 음료 음용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할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의료기록을 조사해 낙설 녹내장 등 발생 여부를 체크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자들 가운데 총 360명에서 낙설 녹내장 또는 낙설 녹내장 의증 환자들이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매일 3잔 이상의 카페인 함유 커피를 음용한 그룹의 경우 낙설 녹내장 또는 낙설 녹내장 의증 발생률이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룹에 비해 1.66배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1일 500mg 이상의 커피를 음용한 그룹의 경우에도 1일 커피 음용량이 125mg을 밑돈 그룹에 비해 낙설 녹내장 또는 낙설 녹내장 의증 발생률이 1.43배 높게 나타났지만, 이것은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수준의 차이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녹내장 가족병력이 있는 여성들의 낙설 녹내장 발생률 또한 상대적으로 다소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카페인이 들어 있는 소다수, 차,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 초콜렛 등을 음용한 그룹에서는 이 같은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다.

강재희 박사는 “이번 연구가 낙설 녹내장의 발생원인을 좀 더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대변한 것”이라며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도 진행되어야 좀 더 신뢰도 높은 개연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