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50% 이상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더라도 헛일이라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지난 여름 공개된 바 있다.

즉, ‘아스피린 내성’을 나타내므로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또한 지금까지 연구된 사례들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40% 정도가 ‘아스피린 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 바도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 내성’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의미가 규정되지 못한 데다 실제(true) ‘아스피린 내성’ 자체도 매우 드물게 나타날 뿐이므로 섣부른 예단에는 무게를 싣기 어려워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20% 가량이 심장건강을 위해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현실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의 개릿 A. 피츠제럴드 교수 연구팀은 미국 심장혀회(AHA)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써큐레이션’誌 온-라인版에 4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약물내성과 위(僞)저항성: 장용정(腸溶錠) 코팅 아스피린에서 나타난 예상치 못했던 결과’.

피츠제럴드 교수팀은 400명의 건강한 피험자들을 충원한 뒤 각각 325mg 용량의 장용정 코팅 아스피린 또는 코팅하지 않은 속효성 아스피린을 1회 복용토록 한 뒤 나타난 반응을 스크리닝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었다.

시험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은 미약한 항응고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아스피린 내성’ 그룹으로 분류했다.

시험과정에서 ‘아스피린 내성’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 피험자들의 경우 연구팀은 시험을 재차 진행한 뒤 각각 81mg 저용량 장용정 코팅 아스피린 및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 75mg을 일주일 동안 추가로 복용토록 했다.

이를 통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토록 했을 때에도 내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지 여부를 파악코자 했던 것.

그 결과 325mg 용량의 장용정 코팅 아스피린을 복용토록 했던 피험자들 가운데 최대 49%에서 ‘아스피린 내성’이 나타난 것으로 추측되었지만, 같은 용량이더라도 코팅되지 않은 속효성 아스피린을 복용토록 한 그룹에서는 이 수치가 0%로 파악됐다.

결국 외견상 약물의 체내흡수에 방해작용이 나타나면서 충분한 약효가 발휘되지 못한 것으로 사료되는 경우가 눈에 띄더라도 이를 내성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따라보인다는 것.

피츠제럴드 교수는 “코팅된 탓에 아스피린의 체내흡수가 지연된 것을 곧바로 ‘아스피린 내성’으로 분류하는 것은 착오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흔히 ‘아스피린 내성’으로 예단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위저항성’(pseudoresistance)일 뿐”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