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식사량보다 많이 먹었다고 느끼도록 유도한 결과 포만감도 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는 요지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이 같은 내용은 가상의 인위적인 개입을 통해 식사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되는 연구결과이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심리학과의 제프리 M. 브런스트롬 교수 연구팀은 학술저널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LoS ONE) 5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사람들에게서 체험기억과 식욕조절의 상관관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시사했다.

브런스트롬 교수팀은 100명의 피험자들에게 각각 300mL 및 500mL의 스프를 먹도록 하면서 이번 연구를 진행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컴퓨터에 의해 조절되는 연동펌프를 사용해 피험자들이 실제로 섭취한 스프의 양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했다.

이에 따라 피험자들은 ▲300mL 용량의 용기(容器)에 담긴 스프를 먹었고, 실제로도 같은 양의 스프를 섭취한 그룹 ▲300mL의 스프를 먹었지만 500mL를 섭취한 것으로 인식한 그룹 ▲500mL의 스프를 먹었고, 실제로 같은 양을 섭취한 그룹 ▲500mL 용량의 용기에 담긴 스프를 먹었지만 300mL를 섭취한 것으로 인식한 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분류됐다.

그 결과 식사 직후의 포만감 및 공복감은 실제 식사량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2~3시간이 경과한 뒤 평가했을 때는 실제 식사량보다 많은 양을 섭취한 것으로 인식했던 그룹에서 공복감을 상대적으로 덜 느낀 것으로 파악되어 주목됐다.

다시 말해 300mL 용량의 용기에 담긴 스프를 먹었지만, 실제로는 500mL를 섭취한 것으로 인식한 그룹에서 공복감을 가장 적게 느낀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것이다.

브런스트롬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가 식욕이 실제 식사량에 의해서만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뇌내 해마에 의한 기억과정(hippocampal-dependent memory processes)에 의해서도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인위적인 에너지 섭취량 감소를 유도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것이 브런스트롬 교수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