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의 체질량 지수(BMI)에 따라 복용하는 항고혈압제를 달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 예로 이뇨제의 경우 비만한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적합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심혈관계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 반면 칼슘채널 차단제의 경우에는 체중에 관계없이 모든 고혈압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미국 뉴욕주립대학 의대의 마이클 A. 웨버 교수 연구팀은 의학저널 ‘란셋’誌 온-라인版에 지난 6일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신체 크기가 항고혈압제들의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률에 미친 영향’.

웨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고혈압 치료법에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사들에게도 환자에 따라 최적의 항고혈압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의 연구팀은 총 1만1,482명의 고혈압 환자들을 BMI에 따라 정상체중(BMI 25kg/m² 이하), 과다체중(BMI 25~30kg/m² 사이) 및 비만(BMI 30kg/m² 이상)으로 분류한 뒤 각각 베나제프릴(ACE 저해제)과 히드로클로로치아짓 계열의 이뇨제 또는 베나제프릴과 암로디핀(칼슘채널 차단제)를 장기간 병용토록 하는 방식의 시험을 진행했었다.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팀은 심인성 사망과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실태를 면밀히 체크했다.

그 결과 이뇨제를 병용한 그룹의 경우 BMI가 정상적인 범위에 속했던 고혈압 환자들은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률이 BMI가 높은 고혈압 환자들에 비해 68%나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이에 비해 베나제프릴과 암로디핀을 병용한 그룹은 BMI와 무관하게 모든 피험자들에게서 고루 효과적으로 작용했음이 눈에 띄었다. 게다가 베나제프릴 및 암로디핀을 병용한 그룹은 이뇨제 병용群과 비교했을 때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률이 정상체중 피험자들에게서 43%, 과다체중 피험자들에게서도 24% 낮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웨버 교수는 “비만한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이뇨제를 병용하는 요법이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홀쭉한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에는 심혈관계 부작용 측면에서 볼 때 효과적이지 못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