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감기에 걸렸을 때 2~3일 정도 푹 쉬면 뚝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급성감기가 일반적으로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증상이 해소될 때까지 훨씬 더 오랜 시일이 소요되고 있고, 이처럼 현실적이지 못한 기대감이 상당수 환자들로 하여금 굳이 별 도움도 안되는 항생제를 처방받고자 원하는 사유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 공중보건대학의 마크 H. 에벨 박사 연구팀(역학‧생물통계학)은 ‘가정의학 회보’ 1‧2월 통합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감기 지속기간? 환자들의 예상치와 문헌 계통분석을 통해 도출된 자료와의 비교분석’.

그러고 보면 항생제들은 세균들에 작용하는 약물이어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대부분의 기도감염증에는 뚜렷한 약효를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약물내성, 약제비, 부작용 위험성 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에벨 박사팀은 조지아州에 거주하는 493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현재 38도의 고열이 있고, 노란색 점액이 나오는 상황을 가정해 감기 증상이 해소될 때까지 몇일 정도가 소요될 것인가를 답변토록 했던 것.

그 결과 응답자들은 증상의 강도에 따라 평균 7.2~9.3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백인, 여성, 천식 또는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들에게서 감기 예상지속기간을 좀 더 길게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같은 답변은 에벨 박사팀이 과거 수행되었던 연구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증 감기 증상이 해소될 때까지 소요된 실제 평균일수인 17.8일에 훨씬 미치지 못했음이 눈에 띄었다.

다시 말해 감기환자들은 일주일 정도면 자리에서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3주 가량이 지나야 증상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상당한 편차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급성감기를 해소하는 데 항생제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백인外 그룹과 대학졸업 이하자, 과거 급성감기에 항생제를 복용한 전력이 있었던 이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에벨 박사는 “급성감기 증상의 지속기간에 대한 환자들의 예상치와 실제 소요일수 사이에 상당한 부조화(mismatch)가 존재했다”며 “이 같은 편차를 해소해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