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에 엽산 보충제를 섭취하면 신경관 결손아가 출생할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엽산 보충제 섭취를 통해 다른 신경계 발달장애 증상들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도출되지 못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출산 전에 엽산 보충제를 섭취하면 자폐아 출생을 예방하는 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임을 유력하게 시사한 조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르웨이 공공보건연구소(IPH)의 파알 수렌 박사 연구팀이 ‘미국 의사회誌’(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13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보고서가 바로 그것.

이 보고서의 제목은 ‘임산부의 엽산 보충제 섭취와 소아들에게서 나타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성의 상관관계’이다.

여기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자폐장애와 아스페르거 증후군, 침습성 발달장애 등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된 것이다.

연구팀은 노르웨이에서 수행되었던 모자(母子) 연구의 대상자로 참여했던 총 8만5,176명의 소아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이 소아들은 지난 2002년부터 2008년 사이에 출생해 추적조사가 종료된 2012년 3월 31일 현재 평균연령이 6.4세(3.3~10.2세)에 해당했다.

조사과정에서 연구팀은 임신 전 4주부터 임신 후 8주까지의 시점에 임산부가 엽산 보충제를 섭취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체크했다.

그 결과 추적조사 종료시점에서 분석했을 때 270명의 소아들에게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증상별로는 자폐장애가 114명, 아스페르거 증후군 56명, 침습성 발달장애 100명 등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엽산 보충제를 섭취한 임산부들로부터 출생한 소아들의 경우 6만1,042명 중 64명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나타나 0.10%의 발생률을 나타냈다. 이에 비해 엽산 보충제를 섭취하지 않은 임산부들이 출산한 소아들의 경우에는 2만4,134명 가운데 50명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나타나 0.21%의 발생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엽산 보충제를 섭취한 임산부들이 출산한 소아들에게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나타난 빈도는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39% 낮은 수치를 보여 주목됐다.

반면 아스페르거 증후군이나 침습성 발달장애는 임산부들의 엽산 보충제 섭취 여부와 별다른 상관관계가 눈에 띄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어유(魚油) 보충제의 경우에도 출산 전 섭취 여부가 소아들의 자폐장애 발생 여부와 상관성이 성립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록 이번 연구를 통해 출산 전 엽산 보충제 섭취와 자폐장애 발생률 감소 사이에 인과관계를 언급할 수는 없겠지만, 출산 전에 엽산 보충제를 섭취토록 권고하는 데는 좋은 참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