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저하제가 상당수 의사들에 의해 과잉처방되고 있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조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즉, 차후 심장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낮은 편이어서 약물복용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들에게도 70% 이상의 의사들이 처방전을 발급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의사들이 일차적 예방을 목적으로 스타틴系 약물들의 복용 여부를 결정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들을 고려하고 처방전을 발급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은 형편임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대학 의대의 마이클 E. 조한슨 박사 연구팀(가정의학)은 ‘미국 의사회誌 내과의학’ 온라인版에 11일 게재한 ‘일차적 예방에서 고지혈증 치료에 관한 전국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시사했다.

조한슨 박사팀은 미국 전역에서 무작위 선정된 750명의 의사들에게 익명으로 응답해 줄 것을 요망하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조사대상은 전공과목이 가정의학, 심장병, 내과의학 등이어서 평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들을 자주 대면하는 의사들이었다.

설문조사는 성별과 연령,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 중성지방 수치,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및 당뇨병 유무, 흡연 여부 등 조건을 달리하는 가상의 환자 6명을 제시한 뒤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처방할 것인지에 대해 의향을 묻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최하 40세에서 최고 75세로 다양한 연령대가 제시된 가상의 환자들 가운데 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설정됐다.

설문을 진행한 결과 조사에 응한 의사들 가운데 최소한 3분의 1 이상이 가상의 환자들에게 스타틴系 약물을 처방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되어 눈길을 끌었다. 다시 말해 가상의 환자 6명에 대해 최하 40.2%에서부터 최고 94.0%에 달하는 의사들이 스타틴系 약물을 처방하겠다고 답변한 것.

특히 심장병이 발병할 위험성이 낮아 보이는 가상의 환자 3명에 대해서도 적게는 73.5%에서 많게는 88.9%에 이르는 의사들이 스타틴系 약물을 처방하겠다고 응답해 주목됐다.

소상한 예를 들면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180mg/dL,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50mg/dL로 나타난 가운데 당뇨병을 앓고 있지 않으면서 고혈압이 있는 40세의 가상환자에 대해 88.8%의 의사들이 스타틴系 약물을 처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틴系 약물을 처방하겠다고 답한 의사들이 94.0%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 가상환자는 55세의 여성으로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120mg/dL,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50mg/dL이면서 고혈압이나 흡연 등의 다른 위험요인들은 나타내지 않은 케이스였다.

이에 비해 처방의향을 밝힌 의사들이 40.2%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가상의 환자는 55세의 여성으로 당뇨병 환자이면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88mg/dL,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50mg/dL이면서 고혈압, 흡연 등의 위험요인은 나타내지 않은 경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