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 가운데 일부를 임신초기에 복용할 경우 선천성 결손아가 출생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관관계를 좀 더 유력하게 언급한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다만 설령 항우울제 복용과 선천성 결손아 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더라도 여전히 낮은 수준의 것에 불과하며, 여성과 의사들이 우울증 치료법을 택할 때 보다 확고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려면 후속연구가 필요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 국립선천성결손‧발달장애연구소의 제니타 리프휘스 박사와 보스턴대학 슬론 역학센터의 얀 M. 프리드먼 교수가 총괄한 공동연구팀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8일자에 게재한 ‘일부 SSRIs 복용과 선천성 결손아 출생의 상관성’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SSRI 계열을 포함한 임신기간의 항우울제 복용과 선천선 결손아 출생의상관성은 최근들어 상당한 논란을 야기했던 사안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아울러 연구사례들마다 상충된 결론을 제시함에 따라 임신기간 중 안전한 항우울제 복용과 관련해 불확실성 문제가 불거져 왔던 형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앞선 조사사례들로부터 SSRI 계열의 항우울제 복용과 선천성 결손아 출생 사이에 분명 상관성이 눈에 띄었음을 감안해 좀 더 심도깊은 분석작업을 진행했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지난 1997년부터 2009년 사이에 선천성 결손아를 출산한 1만7,952명의 여성들과 선천성 결손아를 출산하지 않은 여성 9,857명에 대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는 ‘미국 국가 선천성 결손 예방 연구’(NBDPS) 자료를 확보해 면밀히 분석했다.

여기에는 임신 한달 전부터 임신 3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셀렉사’(시탈로프람),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 ‘푸로작’(플루옥세틴), ‘팍실’(파록세틴) 또는 ‘졸로푸트’(설트라린) 등의 SSRI 계열 항우울제들을 최소한 1회 복용했던 여성들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반면 SSRI 계열 이외의 항우울제를 복용했거나 당뇨병이 있는 여성들은 분석대상에서 배제됐다.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가장 빈도높게 복용이 이루어진 SSRI 계열 항우울제는 ‘졸로푸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졸로푸트’ 복용과 관련한 5건의 연구사례에서 선천성 결손아 출생과 상관성이 확인된 사례는 전무했다.

더욱이 임신 초기에 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한 여성들 가운데 40% 정도가 ‘졸로푸트’를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찬가지로 다른 9개의 SSRI 계열 항우울제들도 약물복용과 선천성 결손아 출생 사이에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선천성 결손아 출생사례들이 보고되었던 나머지 2개의 SSRI 계열 항우울제들은 심장벽 결손과 두개골 유합증, 심장 결손, 무뇌증, 복벽결손 등과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이들 2개 항우울제들을 임신초기에 복용했던 여성들에게서 선천성 결손아 출생률이 좀 더 빈도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약물복용과 선천성 결손아 출생의 절대 위험도(absolute risks) 증가 상관관계가 유력하게 시사되었더라도 인과성 자체는 여전히 크지 않다(small)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예를 들면 2개 항우울제 가운데 하나를 임신초기에 복용한 여성들에게서 무뇌증이 나타난 비율은 10,000명당 2~7명, 심장결손의 한 증상은 10,000명당 10~24명 정도로 집계되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임신초기의 SSRI 계열 항우울제 복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여성과 의사들이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할 때 좀 더 심사숙고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번 분석작업이 선천성 결손아 출생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임신초기에 가장 안전한 우울증 치료법을 택할 수 있도록 하고, 산모 우울증을 충분한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지침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