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피스’(Reese's Pieces)라는 이름의 초코볼 제품은 지난 1980년 공전의 히트를 쳤던 영화 ‘E.T.’에 PPL 광고(Product Placements)로 등장한 이후 불과 수 개월만에 매출이 60% 이상 치솟는 약발을 경험했다.

최근 수 년 동안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의 PPL 광고에 가장 빈도높게 등장했던 제품들이 다름아닌 정크푸드와 청량음료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기능식품업계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특히 부모의 지도가 필요한 PG 등급(Parental Guidance Suggested)과 13세 이하의 어린이는 부모가 동반해야 관람이 가능한 PG-13 등급(Parent Strongly Cautioned), 전체 연령대의 관람을 허용하는 G 등급(General Audience) 등에서 정크푸드와 청량음료 PPL 광고의 득세가 두드러졌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다트머스대학 의대의 리사 A. 서덜랜드 박사 연구팀(소아‧청소년의학)은 미국 소아의학회(AAP)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소아의학’誌 8일자 온-라인版에 게재한 ‘영화에 등장한 식품 및 음료 브랜드의 선호도 조사: 1996~2005년’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렇다면 PPL 광고가 은연 중 세뇌효과를 통해 어린이들의 식품 선호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발표내용이다.

보고서에서 서덜랜드 박사는 “흔히 PPL 광고가 광고로 인식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이 같은 광고기법이 오랫동안 TV와 영화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 왔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덜랜드 박사팀은 지난 1996년부터 200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매년 관람객 수 ‘톱 20’에 속했던 영화들에 등장한 PPL 광고를 면밀히 분석했었다.

그 결과 총 200편의 영화들 가운데 전체의 69%에 해당하는 138편에서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식품이나 음료, 식품유통업체의 PPL 광고가 등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G 등급 영화의 경우 전체의 3분의 1, PG 등급의 58%, PG-13 등급의 72%가 여기에 해당되었을 정도라는 것.

이에 따라 조사기간 동안 식품 427편, 음료 425편, 식품유통업체 328편 등 총 1,180편에 이르는 PPL 광고들이 영화 속에 등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의 경우 캔디와 과자류, 나트륨이 첨가된 스낵류가 각각 전체의 26% 및 21%를 차지해 가장 높은 점유도를 보였으며, 음료의 경우에도 당분을 함유한 청량음료가 76%를 점유했음이 눈에 띄었다. 또 레스토랑이나 식품점과 관련한 PPL 광고에서는 패스트푸드점이 62%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르별로는 코미디 영화와 액션영화, 모험영화, 공포영화 등에서 각각 30% 이상이 정크푸드와 청량음료의 PPL 광고를 등장시켰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가족 만화영화에서는 이 수치가 4%에 불과했다.

서덜랜드 박사는 “광고에 등장한 식품이나 음료 PPL 광고의 대다수가 열량이 높으면서 영양학적인 가치는 취약한 제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난 만큼 각별한 유의와 지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정크푸드 영화찍는가 봐!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