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하늘을 찌를 듯 하던 백화점 화장품의 기세가 올 들어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부문 매출액 22%의 고도성장을 기록한 백화점 유통이지만 지난 1월에는 6% 성장에 그쳤고, 2월 마감실적도 전년도 평균 성장률에 못 미치는 위축현상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 성장을 주도하던 일부 상위권 브랜드들의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브랜드간 힘의 균형이 깨지는 결과도 나타났다.

국내 백화점 화장품유통의 1월 실적에 따르면 설화수, 오휘, 에스티로더, 크리스찬디올, 샤넬, 크리니크, 시세이도, 클라란스 등 지난 수년간 상승일로에 있던 브랜드들이 대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이상기류를 보였다.

2월에는 대다수 브랜드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성장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현저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의 오휘, 크리스찬디올, 시슬리, 비오템, 바비브라운 등이 한 자리 성장에 그쳤으며, 클라란스·겔랑은 2개월째 마이너스 성장함으로써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화장품기업들의 원인 분석은 다양하다.

감소 폭이 컸던 1월의 경우 지난해의 명절 특수가 올해는 2월로 옮겨지면서 상대적인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또 지난 1~2월에 걸쳐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풍선효과에 따라 백화점 매출은 오히려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백화점 매출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에스티로더컴퍼니의 면세점 매출은 2월 누계 무려 7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분기에 대다수 백화점 브랜드가 판매가격을 인상함으로써 큰 폭의 매출 성장이 발생한 데 비해 올해는 가격변동이 없어 매출 자연 성장률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풀이도 내놓고 있다.

한편 백화점 경로의 다양한 악재에도 아랑곳없이 SK-II와 키엘, 베네핏, 슈에무라 등 일부 브랜드는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여 경쟁 브랜드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SK-II는 1, 2월 연속 20~30%의 성장세를 보이며 에스티로더를 제치고 설화수에 이어 백화점 브랜드 2위까지 치솟았으며, 키엘은 매출 두 배 성장에 힘입어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특히 키엘의 경우 아직 전국 백화점 매장 수가 21곳에 불과해 산술적으로는 최소 3배수 이상의 성장여력이 남아 있으며, 매장당 평균 매출액으로는 이미 백화점채널 1위에 등극했다.

이 밖에도 베네핏은 2개월 평균 40%를 웃도는 상승세를, 슈에무라는 평균 60%대의 성장률을 보여 메이크업 선두 브랜드인 맥과 바비브라운의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화장품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