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외모와 관련한 남성들의 최대 고민거리이며, 외모로 인한 패닉(panic)은 45세를 분수령삼아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 런던에 소재한 국제적 시장조사기관 민텔社(Mintel)가 이달들어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영국남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외모와 관련한 남성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머리색깔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들의 51%가 흰머리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을 정도.

2위는 40%의 남성들이 지목한 탈모가 차지했으며, 코와 귀 등 원치 않는 부위에 돋아난 체모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이들이 38%에 달해 3위에 랭크됐다.

예상밖으로 비만 또는 과다체중으로 인한 고민은 37%로 집계되어 4위에 그쳤고, 누런 이를 꼽은 이들이 30%에 달해 5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눈에 띄었지만, 45세를 분수령으로 외모에 대한 남성들의 만족감이 부쩍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45~54세 연령대에 속한 남성들 가운데 26%가 외모와 관련한 10가지 요소들 중 4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 전체 연령대를 망라했을 경우 평균적으로 13%만이 4가지 불만을 꼽은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민텔社의 비비안 루드 뷰티 리서치 담당 애널리스트는 “흰머리가 전통적으로 남성들에게 남들과 다른 외모를 나타내는 일종의 훈장처럼 인식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상당수의 남성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요인임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화에 따른 신체상의 변화가 중년기의 위기를 촉진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고, 45세 무렵부터 급격하게 외모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

특히 인구 전반의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남성들의 정년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해 직장 내에서 젊은 동료들과 직접적인 경쟁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루드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따라서 나이가 든 직장인들이 젊어보이는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자연히 남성용 그루밍 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루드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까지 많은 수의 남성들이 퍼스널케어 제품들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선이 쏠리게 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체 남성들 가운데 45%는 퍼스널케어 제품들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을 뿐 아니라 45~54세 연령대에서는 이 수치가 더욱 높은 51%에 달했기 때문.

또 36%는 몇몇 퍼스널케어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31%는 관심조차 전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외모와 관련한 남성들의 불만과 고민을 해소하는 데 퍼스널케어 제품들이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서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남성용 퍼스널케어 제품들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제품효능에 만족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퍼스널케어 제품들에 대해 나타낸 고령층 남성들의 이 같은 시니컬한 태도는 비단 제품 자체에 그치지 않고, 각종 뷰티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으로까지 그대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보고서는 “피부가 오늘날 다수의 남성들에게서 큰 고민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70%의 남성들이 피부와 관련해 최소한 한가지 고민거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을 정도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 페이셜크림이나 로션을 사용 중인 남성들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어 아이러니컬함이 앞서게 했다.

이밖에 피부관리와 관련해 가장 흔한 고민거리로는 피부반점, 흠, 잡티, 건조한 피부 등을 지목한 남성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34%의 응답자들이 이들 중 한가지 이상의 고민을 털어놓았을 정도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