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의약품 약국外 판매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빈도 높게 사용 중인 진통제들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때마침 영국에서 나와 상당한 관심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기서 언급된 진통제들은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셀레콕시브(쎄레브렉스), 에토리콕시브(아콕시아), 로페콕시브(바이옥스), 루미라콕시브(프렉시즈) 등의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들을 지칭한 것이다.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은 오늘날 가장 다빈도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진통제이다.

스위스 베른대학 사회예방의학연구소의 페터 위니 교수 연구팀(임상역학)은 영국 의사회(BMA)가 발간하는 의학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11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의 심혈관계 안전성: 네트워크 심층분석’.

위니 교수팀은 위에서 언급된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이나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31건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피험자 총 11만6,429명을 추적조사한 자료를 심층분석했었다.

이를 통해 개별 진통제들의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생률과 심혈관계 제 증상으로 인한 사망률, 총 사망률 등을 산출했던 것.

그 결과 절대수치상으로 보면 진통제의 심혈관계 위험성과 관련한 문제점들이 발생한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1건의 전체 연구사례들 가운데 29건을 면밀히 분석했을 때 도출된 심근경색 발생자 수가 총 554명, 26건에서 관찰된 뇌졸중 발생자 수가 총 377명, 28건에서 파악된 심혈관계 제 증상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676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을 정도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 플라시보를 복용한 대조群과 비교하면 안전성 측면에서 볼 때 상당한 위험성을 동반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한 예로 로페콕시브 또는 루미라콕시브를 복용한 그룹은 플라시보 복용群과 비교했을 때 심근경색 발생률이 각각 2.12배 및 2.0배 높게 나타났을 정도. 아울러 뇌졸중 발생률의 경우에는 이부프로펜 복용群이 3.36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디클로페낙 복용群도 2.86배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에토리콕시브 또는 디클로페낙 복용群은 심혈관계 제 증상으로 인해 사망한 피험자들의 비율이 플라시보 대조群보다 각각 4.07배 및 3.98배나 높게 나타났다.

위니 교수는 “여전히 불확실한 측면이 완전히 불식되지 못했지만,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명확히 입증한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의사들은 설령 다빈도 처방되고 있는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이라고 하더라도 환자들에게 처방할 때 심혈관계 안전성을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나프록센의 경우 위해성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사료된다고 위니 교수는 덧붙였다.